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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글러브'의 남자도, 퇴출 외인도 감격했다. 9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미국에 있는 '현직' 외인의 심경은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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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강민호의 결승포가 터지는 순간, 김재윤이 마지막 삼진을 잡아내는 순간 터진 환호는 한반도만의 것이 아니었다. 한때 삼성 라이온즈에 몸담았던 외인들 역시 그 감격을 함께 누렸다.

삼성은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승1패로 승리, 2015년 이후 9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다. 19일 4차전은 8회초 터진 강민호의 결승포로 1대0 승리였다.

환호성은 잠실과 대구에서만 울려퍼진 게 아니다.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삼성에 몸담았던 뷰캐넌은 물론, 퇴출된 맥키넌도 뜨거운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뛰었던 뷰캐넌은 올시즌 삼성팬들이 가장 그 부재를 뼈아프게 느낀 선수였다. 코너와 레예스가 시즌초 부진을 겪을 때는 조기 퇴출 후 뷰캐넌을 데려오자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후 두 선수가 한국 무대 적응을 끝냈지만, 시즌 막판 부상당한 코너가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는 것도 불투명해지면서 팀의 암흑기를 이끌어준 확고한 에이스 뷰캐넌에 대한 향수가 떠오르고 있다.

뷰캐넌의 아내 애슐리 뷰캐넌은 삼성 구단 SNS에 올라온 경기 결과 및 자축 게시물에 하트 표시와 함께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뷰캐넌은 아내와 SNS를 공유하고 있다. 삼성 팬들에게 비시즌 근황을 전했던 것도, 마지막 작별인사를 전한 창구도 아내의 SNS 동영상이었다. 뷰캐넌은 자신의 글러브에 태극기를 부착할 만큼 한국 생활에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맥키넌은 한술 더떴다. '축하해 친구들(congrats boys)'라는 글과 함께 경기 결과를 알리는 삼성 구단 SNS 게시물을 자신의 SNS 스토리에 링크하고, 강민호 이병헌 김영웅 레예스 구자욱 원태인 김성윤 오승환의 SNS 태그를 덧붙여 여전히 각별한 마음씀을 드러냈다.

맥키넌은 올해 삼성에 몸담을 당시 거포는 아니지만 정교함이 돋보이는 외인 타자로 눈길을 끌었다. 4월에는 타율 3할9푼1리, 출루율-장타율 공히 5할을 넘기며 OPS(출루율+장타율) 1.022를 기록했을 정도다.

하지만 5월부터 급격히 타격이 무너진 끝에 7월초 퇴출됐다. 시즌초 보여줬던 짧고 호쾌한 스윙 대신 장타를 의식하다 폼이 무너진 기색이 역력했다.

1루 수비는 좋았지만, 외국인 타자라는 역할에 걸맞는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장타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2군을 들락거리기 시작하자 선수 자신의 멘털도 흔들렸다. 선량한 마음씨에 노력하는 선수였지만, 72경기 4홈런으론 KBO리그에서 살아남기 어려웠다.

맥키넌 퇴출 후 데려왔던 카데나스가 단 7경기만에 부상으로 퇴출됐다. 그래도 대체 외인으로 합류한 디아즈가 시즌 막판 준수한 기량을 뽐냈고,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불방망이를 과시하며 박진만 감독의 마음을 위로해줬다.

그렇다면 먼곳에서 소속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지켜보는 코너의 마음은 어떨까. 코너 역시 사자 이모티콘과 함께 상성 구단 SNS의 자축 게시물을 스토리에 붙이며 축하하는 속내를 전했다.

코너는 시즌 막판 견갑골 통증으로 이탈했고, 플레이오프 합숙 훈련에 참여하는 대신 미국에서 치료에 집중하는 것을 택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코너의 가을야구 출전 의지가 강하다"라고 설명했지만, 코너가 한국시리즈 무대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