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이 돌아왔다.
구자욱(30·삼성 라이온즈)은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구자욱은 지난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도루를 하는 과정에서 무릎을 다쳤다. 휠체어까지 탈 정도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결국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16일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으로 떠났다.
이지마 치료원은 많은 운동 선수가 찾는 '재활의 성지'. 섬세한 전기 자극 조절을 통해서 회복 속도를 빠르게 해주기로 유명하다.
효과는 좋았다. 빠른 회복 속도를 보였고, 목발도 더이상 짚지 않아도 됐다.
비가 구자욱의 무대를 만들어줬다. 18일 열릴 예정이었던 4차전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19일로 옮겨졌다. 18일 귀국한 구자욱은 19일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게 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어제(18일)까지는 걷는데도 불편함이 있었는데 통증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100%의 몸상태가 아닌 만큼, 선발 출장 여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 박 감독은 "와서 확실하게 몸 상태를 체크해봐야 한다. (4차전 출전 여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어제보다는 확실히 좋아졌다고 하니까 (긍정적이다). 어차피 서울에 있으니 내일 선수단과 같이 (잠실에)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19일 박 감독은 구자욱의 대타 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선발로 나서지는 못하더라도 대타로 한 방을 준비한다면 삼성으로서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지난 3차전 삼성은 LG 투수진에 막혀 0대1로 패배했다. 안타 5방이 나왔지만, 산발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넓은 잠실구장에 펜스 앞에서 잡힌 타구도 나왔다.
구자욱은 부상 전까지 삼성에서 가장 매서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9월 이후 나온 16경기에서 타율 5할 9홈런 24타점을 기록하며 9월 월간 MVP에 선정됐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구자욱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2경기에서 타율 8할(5타수 4안타)를 기록하면서 LG 마운드를 폭격했다.
지난 2002년 삼성과 LG의 한국시리즈 6차전. 당시 LG 사령탑 김성근 감독은 '캐넌히터' 김재현(현 SSG 단장)을 대타로 냈다. 당시 김재현은 고관절 무혈성 괴사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제대로 뛰지 못하는 상황. 5-5로 맞선 2사 1,2루 상황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1루 주자까지 홈으로 올 수 있는 2루타성 타구였지만, 김재현은 부상으로 절뚝거리며 1루에 간신히 안착했다. 당시 결과는 삼성의 승리였지만, 김재현의 적시타는 분위기를 바꾼 최고의 한 방이기도 했다.
구자욱의 컨디션은 물음표다. 그러나 그라운드에 선다면 LG가 가장 부담을 가질 수 있는 타자일 수밖에 없다. 일단 하늘은 비를 뿌리며 구자욱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