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홈에서 치른 파이널B 첫 경기서 제주에 1-2 패
인천 팬들, 경기 뒤 '질책' 대신 응원가와 박수로 선수단 격려
(인천=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나이를 먹으니…. 팬들의 응원으로 버틸 수 있는 힘이 나왔습니다. 1%의 희망,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에서 지고도 홈 팬들의 매서운 질책 대신 뜨거운 응원가를 마주한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주장 이명주의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고, 목소리는 떨렸다.
프로축구 최하위 인천은 1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4라운드 홈 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1-2로 졌다.
자동 강등만은 피하기 위해, 인천으로서는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 승리가 절실했지만 후반 42분 이탈로에게 결승 골을 허용하고 무릎을 꿇었다.
인천은 홈에서 열린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에서 슈팅(17-6), 유효슈팅(13-4) 등 공격 지표에서 제주를 압도했지만 승점을 얻지 못했다.
11위(전북 현대·승점 37)와는 승점 5차로 격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강등의 암울한 기운이 더욱 짙어졌다.
경기 내내 제주의 골문을 두드리고도 승리를 가져오지 못한 인천 선수단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휘슬이 울린 직후 고개를 푹 숙이고 인천 팬들에게 다가갔다.
죄인처럼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 선수단을 반긴 건 다름 아닌 팬들의 아낌없는 박수와 응원가였다.
이겨야 할 경기를 이기지 못했음에도 팬들은 질책 대신 '두려워하지마 너 자신을 믿어'라는 걸개를 펼쳐 보이며 선수단에 용기를 불어 넣었고, '인천은 나의 자존심'을 목청껏 불렀다.
팬들 앞에 일렬로 선 선수단은 한동안 이어지는 팬들의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경기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주장 이명주는 이 장면을 돌아보며 울컥했다.
"너무 감사하죠. 사실…."
이명주는 북받친 감정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내 떨리는 목소리로 입술을 뗀 이명주는 "인천의 모든 구성원이 두렵고 힘들 수 있었는데, 응원해 주시니까 버틸 수 있는 힘이 나왔다"고 말했다.
경기 뒤 팬들이 응원과 박수로 선수단을 맞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이명주는 "중요한 경기인 만큼 부담이 커서 아쉬운 실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후회는 없지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제 인천에 남은 기회는 네 번뿐이다.
27일 7위 광주FC(승점 44)를 홈으로 불러 35라운드를 치르고, 내달 11위 전북, 10위 대전하나시티즌(승점 38), 9위 대구FC(승점 39)와 차례로 맞대결한다.
이명주는 "감독님이 아직 1%의 희망이 있으니 포기하지 말자고 하셨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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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