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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투구수 극복한 레예스, PO MVP "KS에서 같은 역할 할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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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1차전 이어 4차전도 역투…올 시즌 한 경기 최다 '110구' 던져
90구 넘을 때마다 흔들렸던 레예스 "생각보다 몸 상태 괜찮았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삼성 라이온즈의 제1선발 데니 레예스(27)가 한계 투구 수를 극복하는 투혼을 펼치며 팀을 한국시리즈(KS·7전4승제)로 이끌었다.
레예스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4차전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3피안타 2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성은 레예스의 호투에 힘입어 LG를 1-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KS 진출에 성공했다.
PO 1차전에서 6⅔이닝 4피안타 2볼넷 1탈삼진 3실점(1자책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레예스는 이번 시리즈에서 2승을 거두며 PO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올가을 맹활약을 펼치는 레예스는 정규시즌까지 뚜렷한 약점을 안고 있었다.
일정 투구 수가 넘어가면 구위와 제구가 크게 흔들릴 때가 많았다.
특히 90구 이후 많은 안타를 허용했다.
레예스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피안타율 0.278을 기록했고, 90∼100구를 던졌을 때 피안타율은 0.375로 폭등했다.
그래서 삼성 구단은 레예스의 약점을 고려해 긴 이닝을 맡기지 않았다.
레예스는 올 시즌 등판한 26차례 정규시즌 경기 중 단 8경기에서만 100구 이상을 던졌다.
8경기에서는 투구 수 90구도 기록하지 않았다.
레예스가 올 시즌 11승 4패 평균자책점 3.81로 활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당 투구 수는 많은 편이 아니다.
지난 13일 LG와 PO 1차전에서도 6⅔이닝 동안 1자책점으로 호투한 뒤 투구 수 101구를 기록하고 교체됐다.

레예스는 19일 PO 4차전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등판했다.
삼성은 PO 1,2차전을 큰 점수 차로 잡았지만 PO 3차전에서 패했다. 이날 경기까지 지면 시리즈 분위기를 내줄 수 있었다.
삼성으로선 4차전에서 PO를 마무리해야 했다.
레예스는 경기 초반 다소 불안한 투구를 했다.
1회 선두 타자 홍창기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포수 강민호가 도루 시도를 저지하면서 주자를 삭제했지만, 신민재의 타구를 2루수 전병우가 포구 실책하며 다시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레예스는 흔들리지 않고 오스틴 딘을 내야 땅볼로 유도, 병살타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2회엔 1사에서 오지환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고 이번에도 강민호의 도움을 받았다. 강민호가 2루로 도루 시도하는 오지환을 잡아내며 진땀을 닦았다.
레예스는 후속 타자 문보경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박동원을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다.
두 차례 위기에서 탈출한 레예스는 3회부터 5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0-0 승부를 이어갔다.

잘 던지던 레예스는 투구 수 90구가 넘어간 6회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에서 문성주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고 대주자 김대원에게 도루를 내줬다. 그리고 홍창기에겐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해 1사 1,2루 위기로 이어졌다.
삼성 정대현 투수 코치는 마운드에 올라가 레예스의 몸 상태를 살폈다.
레예스는 이어 던지겠다고 했다. 이미 95구를 던져 한계투구수를 넘어섰지만, 레예스는 이를 악물었다.
그는 신민재를 상대로 투심 패스트볼을 던져 파울을 끌어낸 뒤 2구째에도 투심을 던졌다.
신민재의 배트에 맞은 공은 2루수 전병우에게 향했다. 삼성 야수들은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했고, 레예스는 포효했다.
레예스의 투혼은 계속됐다.
그는 97개의 공을 던졌지만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불안한 삼성 불펜 상황을 고려해 다시 한번 이를 악물었다.
직구 구속은 시속 140㎞대 중반으로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레예스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 위주로 LG 타선을 상대했다.
오스틴을 4구 만에 헛스윙 삼진 처리한 레예스는 김현수와 오지환을 각각 공 6개, 3개로 맞혀 잡으며 7회까지 삭제했다.
삼성은 레예스의 호투를 발판 삼아 1-0으로 경기를 끝내고 KS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인터뷰실로 들어온 레예스는 "시리즈 기간 비가 두 번 온 것이 좋게 작용한 것 같다"며 "잘 쉬면서 몸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6회를 마친 뒤 생각보다 몸 상태가 괜찮았다"며 "(박진만 감독이) 1이닝을 더 던질 수 있냐고 물어 한두 명의 타자를 더 상대할 수 있다고 했다. 2아웃을 잡고 난 뒤에도 컨디션이 좋아서 한 명을 더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경기 중 포수 강민호의 사인에 2차례 정도 응하지 않았는데, 계속 같은 사인을 내더라"라며 "그 사인대로 공을 던져 좋은 결과가 나왔다. 강민호 덕분에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제 레예스는 KIA 타이거즈가 기다리는 KS 무대를 향한다.
레예스는 "KS에서도 PO처럼 팀을 위해 노력하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cycl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