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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더러운돈' 정우 "개봉 6년 미뤄져 가슴 아파, 감독은 물류시장서 아르바이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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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정우가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김민수 감독과의 남다른 인연을 공개했다.

정우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김민수 감독을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진다"고 했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두 형사가 인생 역전을 위해 완전 범죄를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댄 후 계획에 없던 사고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의 각본을 집필한 김민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정우는 낮엔 수사에 밤엔 불법업소 뒤를 봐주며 뒷돈 챙기는 형사 명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정우는 작품에 대해 "제목이 주는 첫 인상이 강렬했다. 사실 시나리오를 처음 받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제목부터 볼 수밖에 없지 않나. 제목을 보고 난 후, 감독에 '김민수'라고 적혀 있는 걸 보고 '어? 나랑 대학교 때 같은 꿈을 꿨던 동생인가' 싶었다. 그 김민수가 내가 아는 김민수인지 모르고 대본을 받았는데, 본능적으로 내가 아는 그 사람이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특히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이 미뤄져 6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정우는 "촬영 끝나고 나서 감독님과 1년에 한두 번 정도 만났다. 원래는 작품 촬영이 끝나면 감독님과 자주 만나거나 연락을 하는 편은 아니었다. '세시봉' 감독님이나 '이웃사촌' 감독님 외에는 자주 연락을 하고 지내지 않았다"며 "근데 민수 같은 경우는 가슴이 아팠다. 뭐 때문에 아팠는지는 모르겠는데, 마음이 미어졌다. 이 작품을 위해 수십 년을 기다리지 않았나. 20살 때 대학교에서 만나서 같은 꿈을 꾸면서 걸어 나간 동기인데, 배우와 감독은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작을 하고 있는 감독님들도 많이 계시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영화 시장이 많이 위축돼서 참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것 같다"며 "작품 촬영 끝나고 일주일 뒤 전화했는데, 어디 물류시장에서 박스 나르고 있다고 하더라. 당시 그 친구도 나도 젊고 어렸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감독이라고 해서 방에서 글만 쓰는 것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감 있게 행동을 잘해야 하는게 맞다고 느꼈다. 그런 면에서 아주 리스펙 하고 멋진 친구다. 민수는 현장에서 한 번도 약해진 모습을 보여준 적 없다. 내가 만났던 입봉 감독들 중에 가장 대찼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