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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요?' 역대급 등장씬→단 1분만에 3구 삼진 포효. ABS 적극 활용→156㎞ 파이어볼러 필승조 탄생. "나에겐 좋은 상황이다."[대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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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삼성 라이온즈 파이어볼러 김윤수는 평생 야구팬들에게 잊지 못할 장면으로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지난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7회초 구원 등판할 때 불펜에서 문밖을 나오지 않고 한쪽 다리와 몸 반만 밖으로 내민 채 팔을 들어올려 자신이 맞는지 확인하는 장면이 중계방송 화면에 그대로 잡힌 것.

본인도 본인임을 확인할만큼 아무도 김윤수가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7-1로 여유있게 앞서다가 1루수 디아즈의 실책이 빌미가 돼 3점을 내주며 7-4로 쫓기고 2사 1,2루의 위기가 계속된 상황에서의 호출이었기 때문. 오스틴 타석이었기 때문에 우완 필승조 김태훈이나 임창민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박진만 감독의 선택은 김윤수였고 적중했다. 초구 150㎞의 빠른 직구가 가운데로 들어갔는데 오스틴이 헛스윙을 했고 2구째 높은 커브가 위쪽 스트라이크존을 걸치며 2S가 됐다. 그리고 3구째 바깥쪽 높은 152㎞의 직구에 오스틴이 또 헛스윙을 해 3구 삼진. 공 3개를 던지는 시간은 단 1분. 승부처에서 나오는 장면부터 3구 삼진까지 그야말로 1차전의 신스틸러였다.

그 장면을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김윤수는 "친구들에게서 그 장면 영상을 많이 받았다"고 웃으며 "너무 응원 소리가 커서 전달을 제대로 못받은 상황에서 그렇게 됐다. 그게 카메라에 잡혔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직구-커브-직구는 본인도 생각했던 볼배합이었고 포수 강민호와의 호흡이 좋았다. 2구째 커브가 키포인트였다. 높게 날아와 볼이 될 줄 알았는데 스트라이크가 되며 김윤수가 유리한 카운트에서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었다. 김윤수는 "커브도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했는데 높게 갔다. 다행히 스트라이크가 됐고 하이 패스트볼로 승부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포스트시즌의 맛을 느꼈다. 삼진잡고 세리머니까지 멋지게 한 김윤수는 "그런걸 잘 안하는데 중요한 경기라서 흥분해서 세리머니가 나오더라. 앞으로 중요한 상황이 생기면 세리머니를 할 것 같다"며"처음으로 중요할 때 올라와서 긴장이 많이 됐다. 그래도 잘 막으니까 오랜만에 짜릿함을 느꼈다. 앞으로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하면 막아서 짜릿함을 느끼고 싶다"라고 했다.

김윤수는 156㎞의 빠른 공을 뿌리는 유망주지만 제구에서 문제를 가지고 있다. 구위가 좋으면서도 아직 선발이나 필승조에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한 이유다. 그런데 ABS가 그에게 살아남을 방법을 보였다. 오스틴을 상대했듯이 하이 패스트볼을 활용하는 하는 것이다.

예전 공을 무조건 낮게 던져야 했으나 지금은 달라졌다. ABS가 선수들의 키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의 높이가 다른데 대체적으로 예전보다 스트라이크존이 높아진 경향이다. 그래서 타자들이 볼이라고 생각했던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는 경우가 많다. 김윤수의 2구째가 그런 스트라이크였다. 그러다보니 타자들도 높은 공에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데 150㎞가 넘는 빠른 공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김윤수도 "연습 때도 하이볼 위주로 많이 던지려고 했다. 하이볼이 그냥 볼이 아닌 스트라이크로 들어가게 던졌다. 그게 1차전 결과로 잘 나와줬다. 좀 더 연습해서 그런 공을 더 많이 던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면서 "낮게 던지는 것보다 높게 던지는게 좀 더 수월하다. 그 부분이 나에겐 좋은 상황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1차전의 활약으로 앞으로 활용도가 높아질 듯. 김윤수는 "잘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 시즌 때처럼 긴장안하고 차분하게 내 것만 잘 준비하면 1차전처럼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긴장 좀 덜하고 차분히 잘 준비하면 될 것 같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