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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15kg 감량하며 남성성 만들어"…김대명, 5년 기다린 '더러운 돈' 향한 애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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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대명(43)이 친근한 산부인과 선생님에서 위기에 빠진 비리 경찰로 돌아왔다.

범죄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김민수 감독, 리양필름 제작)에서 명득(정우)과 친형제처럼 지내며 수사도, 뒷돈 챙기는 부업도 함께 하는 형사 동혁을 연기한 김대명. 그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를 향한 궁금증을 모두 쏟아냈다.

강렬하고 역설적인 제목의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낮에는 강력계 형사로 사건을 수사하지만, 밤에는 불법 영업소와 범죄 조직의 뒤를 봐주는 대가로 더러운 돈을 챙기는 경찰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사건 정보를 가장 먼저 접하는 형사가 직접 범죄를 저지르는 스토리의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기존 범죄 영화 문법을 완전히 비껴간 새로운 범죄물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지난 2019년 3월 크랭크 업 해 개봉을 준비 중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6년간 표류하다 마침내 올해 10월 관객을 만나게 됐다.

특히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부드러운 이미지와 특유의 미성, 그 뒤로 악의 이미지가 스칠 때의 섬뜩함까지 극과 극 다양한 매력을 가진 김대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정과 의리에서 시작했던 범행이 꼬이면서 수사망이 조여오자 배신과 의심에 휩싸이고 궁지에 몰린 캐릭터 동혁을 완벽히 연기한 김대명. 동혁의 절박함을 표현하기 위해 체중까지 감량하는 김대명의 노력이 가득 담긴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다.

이날 김대명은 5년 만에 개봉하게 된 소회에 대해 "본의 아니게 살다 보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도 생기지 않나? 김민수 감독도 첫 작품을 선보여야 다음 작품을 할 수 있을텐데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봉이 뒤로 미뤄지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 펼쳐졌다. 김민수 감독이 작품에 손을 떼지 않을 수 있도록 응원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그는 "일단 개봉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너무 감사하다. 예전처럼 1000만 영화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저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코로나19 때만 해도 극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고 관객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에 개봉을 하면서 시사회 때 오랜만에 관객을 마주할 수 있었는데 그런 지점이 또 벅차올랐다"고 덧붙였다.

이어 "솔직히 처음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인간적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더라. 다만 내가 겪는다고 생각하고 인물에 대해 솔직하게 리액션을 하면 되는 일이었다. 죽음 앞에 사람은 솔직해진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오히려 직관적인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이 작품이 엄청 새롭다는 느낌은 없지만 진하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았다. 이 작품을 좀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싶다는 바람이 컸다"고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를 만들기까지 노력도 컸다. 김대명은 "이 작품은 '국제수사'(20, 김봉한 감독) 이후 촬영한 작품이다. 그때는 체중이 지금보다 많이 나갈 때였다. 김민수 감독이 이 작품에 대해 준비한 걸 들었을 때 특히 동혁은 소년에서 남성이 되어가는 모습이 외적으로 필요할 것 같았다"며 "영화 속 동혁처럼 커다란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오면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이 오지 않나? 그런 모습을 비주얼로 보여 줘야 했다. 그런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쉽지 않았지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15kg 감량했다. 사람이 죽을 만큼 힘들면 빠지는 살이 있지 않나? 감량을 하면서도 동혁이 느끼는 고통을 같이 느낀 것 같다. 그래서 감량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후에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거치면서 유지하고 있다. 전에는 둥글둥글하고 우리 주위에 있는 누군가로 보였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 주위에서 좀 멀어진 인물이지만 남성성이 짙은 인물로 관객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추운 겨울 액션 촬영을 견뎌야 했던 과정도 쉽지 않았다. 김대명은 "액션신을 촬영하는 장소가 인천이었다. 원래 인천을 좋아하고 자주 가는데 겨울의 인천은 또 생경하더라. 굉장히 추웠는데 배우들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너무 추워하더라. 배우들이야 컷 하면 난로 앞에 앉을 수 있지만 스태프는 그렇게 못하지 않나. 그래서 춥다는 이야기도 잘 못하겠더라"고 머쓱해했다.

정우와 첫 호흡에 대해서는 "굉장히 좋았다. 나와 서로 다른 면이 있으니까 부‹H히면서 나오는 시너지가 좋더라. 나와 없는 면이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정우가 가지고 있는 부분 중 호랑이 같은 면이 있는데 나와 달라서 더 특별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약간 백곰 같은 정도로 확실히 차이를 느낄 수 있다"며 "우리 두 사람에게 신원호 PD라는 연결 고리도 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가 끝날 쯤 '슬기로운 의사생활' 작품을 확정했다. 아무래도 나는 신원호 PD의 드라마를 통해 정우를 많이 봐서인지 이상한 친밀감이 생기더라. 또래이기도 하고 다른 작품의 배우들보다 친밀감이 생겼다. 가족 같은 느낌이 있지 않나? 작품에서 겹치지 않지만 나만의 사단 같은 느낌, 그리고 세계관이 얽혀져 있는 느낌이었다"고 애정을 전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정우, 김대명, 박병은이 출연했고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의 각본을 집필한 김민수 감독의 첫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1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