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지쳐버린 장성우의 실책 2개, 너무나 아팠던 KT.
KT 위즈, 잘싸웠다.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해도, 지면 아쉬운 게 프로의 세계다.
KT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대4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탈락했다.
사실 KT가 여기까지 올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정규시즌 5위. 엄청나게 불리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뚫는 게 어려웠다. 2015년 제도가 도입된 후 단 한 번도 5위팀이 업셋을 한 사례가 없었다. 그 0% 확률을 깨버렸다.
사실 그 전부터 5위를 차지하기 위해 키움 히어로즈 2연전, SSG 랜더스와의 5위 타이브레이커까지 이 경기들도 사실상 가을야구였다. 선수들이 매경기 총력을 다했고 지쳐갔다. 그런 상황에서 강팀 LG를 상대로 5차전 승부까지 끌고간 자체가 기적이었다.
하지만 이겨보자던 5차전, 패하니 아쉽다. 특히 장성우의 2루 송구 실책 2개가 치명적이었다.
장성우는 0-2로 밀리던 3회말 1사 1루 상황서 신민재의 2루 도루를 막기 위해 2루 송구를 했지만, 송구가 완전히 빗겨가며 외야로 흘렀다. 신민재가 손쉽게 3루까지 갔고 오스틴의 희생플라이로 너무 쉽게 추가점을 헌납했다.
경기 초반 기세 싸움에서 실점을 하며 밀렸는데, 겨우 2점으로 틀어막아 어떻게든 숨통을 붙잡고 있었는데 이 실책이 KT에는 너무 아팠다.
KT는 포기하지 않고 7회초 1점을 따라갔다. 무사 만루에서 1점밖에 빼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상대에 심어줬다. 하지만 7회말 다시 한 번 장성우의 2루 송구 실수가 나왔다. 또 1사 1루 상황서 박해민의 도루 상황 송구를 했지만, 그 송구가 짧아 바운드로 튀어 뒤로 빠지며 박해민이 3루까지 갔다.
어쩔 수 없이 내야가 전진 수비를 펼쳤는데, 얄밉게도 문성주가 그 틈을 노려 적시타를 쳤다. 사실상 승부가 LG쪽으로 기우는 장면이었다.
장성우는 좋은 볼배합과 수비, 타격에 비해 2루 수비가 약점인 포수로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날은 약점 문제가 아니었다. 너무 지쳤다. 포스트시즌 7경기에, 그 전 위에서 언급했던 치열했던 경기들까지 거의 10경기가 넘게 풀로 뛰었다.
이 감독은 5차전 패배로 탈락이 확정된 후 "장성우가 포스트시즌 7경기에, 그 전 4경기를 다 뛰었다. 정말 잘해줬다"며 그의 실책을 감쌌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