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찾사 역사 아우르는 콘서트 개최…"시간을 넘어 노래 자체 울림 전할 것"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한국 현대사의 굴곡진 순간을 함께한 민중가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하 노찾사)이 40주년 기념 콘서트로 새로운 미래를 노래한다.
노찾사 한동헌 대표는 11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40주년 기념 공연 간담회에서 "이벤트성 공연이 아닌 다시 한번 노찾사의 미래를 위하는 공연"이라며 "아름다운 고전의 퀄리티를 담보하고 있는 노찾사의 전통을 다시 한번 꽃을 피워보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노찾사는 1984년 탄생해 4장의 정규 앨범으로 한국 사회의 시대상을 담아낸 민중가요 노래패다.
1984년 고(故) 김민기가 기획하고, 고 김광석이 참여한 1집 앨범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1989년 나온 2집은 비공식 집계로 100만장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올해 40주년을 맞은 노찾사는 11월 2∼3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1984-40-2024'를 열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야기한다. '사계', '광야에서' 등 대표곡부터 새로 창작한 노래에 이르는 무대를 선보인다.
1980∼1990년대 합동 콘서트로 각별한 인연을 맺은 포크 가수 정태춘이 특별 출연한다. 권진원과 윤선애 등 노찾사를 거쳐 간 멤버들도 함께해 의미를 더한다.
한 대표는 "단순히 과거 노래를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노래를 부르는 스타일에도 신선함과 새로움을 가미하려 노력했다"며 "시간을 넘어 노래 자체의 울림을 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신지아 음악감독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3∼4회에 걸쳐 워크숍을 진행하며 노찾사스러운 음악을 들려주려고 준비했다. 젊은 연주자를 섭외하는 등 신선한 사운드를 연출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노찾사는 민주화, 노동환경 등 과거의 열망을 담은 노래가 요즘 세대에게 큰 울림을 주지 못할 수 있어도 가사에 담긴 문제의식만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이들의 노래를 그리워하는 반응이 늘고 있다고 한다.
노찾사의 음반과 공연 등을 기획한 이병철 음반기획자는 "먹고 사는 것이 힘든 상황에서 팍팍한 삶이 예전 노래를 다시 불러왔다고 생각한다"며 "고상하고 멋진 노래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활동을 멈출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노찾사는 공연과 함께 특별 LP '노래를 찾는 사람들 1.5'를 발표하는 등 과거의 유산을 재조명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특별 LP는 1987년∼1989년 노찾사가 라이브 공연에서 부른 노래와 미발표 음원을 수집해 음반으로 만들었다. 김광석이 노래하고 안치환이 기타를 연주한 '녹두꽃'과 김민기가 작곡한 '도대체 사람들은' 등이 실린다.
노찾사는 정규 앨범에 실린 적 없는 김민기의 노래를 특별 LP에 수록한 것이 뜻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민기가 노찾사의 음악적 멘토로서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음반기획자는 "가족 관계로 치면 김민기 선생님은 노찾사를 태어나게 해주신 아버지"라며 "김민기 선생님을 먼저 보내고 나서 그분의 노래를 최소한 한두 곡은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노찾사는 이번 콘서트를 기점으로 본질인 '노래를 만들고 찾는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지난 20년간 노찾사가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다는 점을 반성하며, 당대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노래를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노찾사의 핵심은 비판 정신입니다. 노래가 한국 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담고 있나 고민하면서 노래를 만들고 찾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습니다."
cj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