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만[요르단]=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한국 축구의 전방을 책임지는 대표 공격수들이 그라운드를 떠나자 이번에도 베테랑 이재성(마인츠)이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이재성은 10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원정 경기(2-0 승) 전반 38분 헤딩 슛으로 요르단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설영우(즈베즈다)가 오른 측면에서 왼발로 띄워 올린 크로스가 문전으로 날아오자 쇄도하던 이재성이 껑충 뛰어올라 머리로 정확히 공을 타격했다.
요르단의 거센 압박에 좀처럼 공격의 활로가 열리지 않던 차에 나온 시원한 '한방'이었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쳐 합류하지 못했고, 그 공백을 메우려 한 황희찬(울버햄프턴)마저 경기 시작 23분 만에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홍명보호는 또 다른 해결사가 필요했다.
앞선 A매치 4경기에서 3골을 터뜨린 차세대 간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경기 초반에는 눈에 띄는 장면을 연출하지 못하자 팀 내 최고 베테랑인 이재성이 나섰다.
손흥민(129경기)이 없는 이번 대표팀에서 이재성은 가장 많은 A매치(91경기)를 소화했다.
국가대표 통산 11호 골을 터뜨린 이재성은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뿐 아니라 홍명보호에서도 중원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 중이다.
주로 전방 지역에서 뛰지만 이재성은 상황에 따라 공수 균형을 맞추는 역할도 맡는다.
손흥민, 이강인 등과 함께 뛸 때는 이들이 공격에 집중하도록 전방 압박 등 '궂은일'에 매진한다.
하지만 주요 공격수들이 없는 상황이면 득점 본능을 발휘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최종 모의고사' 격으로 지난 1월 이라크와 치른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전반 40분에 나온 이재성의 선제 결승 골 덕에 1-0으로 이겼다.
이때도 전반에는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이 출전하지 않아 경색된 공격 흐름을 이재성이 풀어냈다.
2015년 3월 우즈베키스탄과 친선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이재성도 벌써 국가대표로 활약한 지 10년째다. 센추리클럽까지 남은 A매치 수도 9경기뿐이다.
1992년생 동갑내기인 손흥민이 특유의 골 결정력으로 대표팀을 이끈다면 이재성은 베테랑답게 상황마다 팀이 필요로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에 기여해왔다.
이날도 중원에서 요르단의 압박이 거세질 때마다 센터 서클 아래 지역까지 내려와 공을 받아주며 동료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등 헌신적인 플레이로도 2-0 완승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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