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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이런 날이…" 입단→2대1 트레이드→도약까지 판박이…24세 동기생이 꿈꾸는 V12[광주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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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신기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웃음)."

KIA 타이거즈 내야수 변우혁(24)과 투수 김도현(24).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프로행에 성공한 동기생이다. 프로 6년차를 맞이한 두 선수는 올 시즌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한다.

한솥밥을 먹고 있는 두 선수. 출발점도 같다.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변우혁은 1차, 김도현은 2차 4라운드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됐다.

KIA로 이적한 방법과 시기도 비슷하다. 김도현이 2022년 4월 23일 이민우-이진영을 상대로 트레이드 돼 KIA 유니폼을 먼저 입었다. 그해 시즌을 마친 뒤 KIA는 한화에 한승혁-장지수를 내주고 변우혁을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프로 무대, 같은 해에 입단하고 같은 방식으로 팀을 옮겨오는 건 우연보단 인연에 가깝다.

이런 두 선수에게 2024년은 잊지 못할 해다.

먼저 빛을 본 건 김도현. 퓨처스(2군)팀에서 선발 수업을 받던 김도현은 4월 중순부터 시작된 KIA 선발진 줄부상 속에 불펜 요원으로 낙점돼 1군 무대를 밟았다. 7월 중순 윤영철이 척추 피로골절 판정을 받으며 선발진 한 자리가 비자, KIA 이범호 감독은 김도현을 대체자로 낙점했다. 김도현은 이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3승을 따내 팀의 페넌트레이스 조기 우승에 힘을 보탰다.

좀처럼 재능을 꽃피우지 못한다는 평에 그쳤던 변우혁도 올 시즌 모처럼 웃었다. 백업으로 69경기에 나선 그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할 타율(3할4리, 168타수 51안타)로 시즌을 마쳤다. 규정 타석과는 거리가 있지만, 타율 뿐만 아니라 OPS(출루율+장타율) 0.869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지난해 74개에 달했던 삼진이 48개로 뚝 떨어진 게 돋보였다.

두 선수 모두 한국시리즈 엔트리 승선이 유력한 상황. 김도현은 황동하와 함께 롱릴리프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후반기 안정적으로 1루를 맡아온 변우혁 역시 서건창 이우성과 함께 1루를 책임질 자원으로 분류된다. 한화 시절 가을야구와 거리가 멀었던 두 청춘 모두 가을야구, 그것도 한국시리즈에 나선다는 건 꿈만 같은 일일 수밖에 없다.

변우혁은 "한국시리즈에 나선다면 떨리겠지만 실감이 안 나는 게 사실"이라며 "내겐 너무 빨리 온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전반기에 아쉬움이 컸는데, 시즌 끝엔 웃으며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했다. 그게 이뤄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김도현과의 인연을 두고는 "둘이 있을 때 항상 이야기 한다. 전반기부터 '신기하다, 이러다 우승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며 "1등을 하는 팀에서 계속 경기를 한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감사한 점이 많다. 확실히 동기부여가 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4일 한국시리즈 대비 첫 훈련을 앞두고 가진 팀 미팅에서 "어떤 상황, 작전이든 결과를 생각하지 말라. 실패해도 되니 자유롭게, 자신 있게 하자"고 주문했다. 프로 6년차, 24세에 맞이하는 첫 한국시리즈. 두 청춘의 가슴이 뛰고 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