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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왜 적지를 향해 배트 플립을 했나? 의도된 연출 암시 "철저히 즐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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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강력한 배트 플립(bat flip)이 화제가 되는 것은 그가 홈런을 친 뒤 좀처럼 화려한 액션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0-3으로 뒤진 2회말 우월 3점홈런을 터뜨리며 초반 상대에게 완전히 넘어갈 수 있었던 흐름을 돌려놓았다.

샌디에이고가 자랑하는 파이어볼러 딜런 시즈의 96.9마일 직구를 끌어당긴 것이 발사각 25도, 타구속도 111.8마일로 날아 오른쪽 외야석 비거리 372피트 지점에 꽂혔다. 자신의 생애 첫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것이다.

그런데 화제가 된 장면은 그 직후 나왔다. 타구가 맞아나가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오타니는 샌디에이고 선수들이 일렬로 늘어선 1루 더그아웃쪽으로 배트를 패대기치듯 내던진 뒤 포효하며 1루로 향해 달려나갔다. 이어 양팔에 힘을 주고 소리를 지른 것도 오타니에게서 보기 힘든 모습이다.

MLB.com은 '오타니는 2회말 시즈로부터 동점을 이루는 스리런포를 작렬한 뒤 강력한 배트 플립을 펼쳤다'고 했고, 뉴욕포스트는 '오타니는 홈런을 친 직후 거대한 배트 플립을 선사했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이 오타니의 배트 플립을 상세하게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강렬했고, 인상적이었다.

경기 후 배트 플립에 대한 질문이 오타니에 쏟아졌다.

그는 "경기 전부터 뜨거운 운동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난 그걸 철저히 즐겼다"고 했다. 어느 정도 의도된 연출이었다는 얘기다.

이어 오타니는 "시즈는 메이저리그 가장 훌륭한 투수 중 하나다. 실수가 별로 없는 투수이고 모든 구종들이 정말 좋다. 난 그 (실투된)공을 알아차렸고, 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홈런 상황과 기쁨을 전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오타니의 배트 플립을 언급했다. 그는 "오타니의 홈런으로 인해 우리는 다시 활기를 찾고 분위기를 끌어올 수 있었다"면서 "초구부터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빠져 들었다고 생각한다. 난 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오타니는 그런 걸 먹고 사는 선수"라고 밝혔다.

LA 에인절스에서 6년 동안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던 오타니는 지난 겨울 10년 7억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다저스로 옮겨 올시즌 50홈런-50도루 등 커리어 하이를 찍으며 마침내 가을야구에 발을 들여놓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첫 가을야구 경기에서도 왜 올해 MVP가 돼야 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오타니는 다저스 역사상 1953년 짐 길리엄, 1995년 마이크 피아자, 2004년 톰 윌슨, 2018년 맥스 먼시, 2019년 개빈 럭스에 이어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홈런을 친 6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한편, 7일 오전 9시3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양 팀간 2차전 경기에 다저스는 잭 플레허티,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유가 선발등판한다.

다저스는 오타니, 베츠, 프리먼, 에르난데스, 먼시. 스미스, 럭스, 에드먼, 로하스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에 맞서는 샌디에이고는 아라에즈, 타티스 주니어, 프로파, 마차도, 메릴, 보가츠, 크로넨워스, 페랄타, 히가시오카 순으로 라인업을 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