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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찬이가 미안해할까봐"…39세 불펜 맏형, 주자 1,3루 위기보다 걱정됐던 후배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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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일주일 정도는 갈텐데…."

김진성(39·LG 트윈스)은 지난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등판해 1⅔이닝 4사구 1개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6회초 1사 1,3루에서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2회 홈런을 쳤던 문상철을 상대로 1B1S에서 포크볼을 던져 3루수 병살타로 막아냈다.

7회에 올라와 오윤석을 땅볼로 처리한 뒤 황재균에게 몸 맞는 공을 허용했다. 이후 배정대의 삼진에 이어 황재균의 도루를 잡아내며 이닝을 끝났다. 팀은 2대3으로 패배했지만, 김진성이 허리를 든든하게 지켜주면서 LG는 2차전 나쁘지 않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6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를 앞두고 김진성은 전날 상황에 "감이 좋지 않다. 어제도 감이 좋지 않아서 계속 연습하면서 나가기 전까지도 쉐도우 피칭을 하고 있었다"라며 "결과가 나와도 걱정은 된다. 늘상있는 일이라 '그래 또 막아줄게'라는 생각을 하며 마운드에 올랐다"고 돌아봤다.

감은 좋지 않았지만, 오히려 주자 있는 상황이 반가웠다. 김진성은 "주자가 없는 상황에 없는 상황이었다면 실점을 했을 거 같다. 주자가 있어서 '땡큐'하고 나갔던 거 같다. 요즘에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실점하는 일이 많더라. 주자 없는 상황에서 더 집중을 하고 주자 있는 상황에 나갔을 때는 또 막자는 생각을 했다. 운이 좋은 거다"고 했다.

주자 있는 상황보다 김진성의 마음을 무겁게 한 건 후배의 부재였다. LG는 1차전에서 마무리투수 유영찬이 자리를 비운 채로 경기를 했다. 지난 3일 갑작스럽게 부친상을 당했고, 5일이 발인이었다. 김진성은 "우리팀 마무리는 (유)영찬인데 1차전에서 나오지 못해서 팀에 미안한 감정이 있을까봐 그런 게 신경 쓰였다"라며 "오히려 위로해주면 더 마음이 좋지 않을 거 같아서 일부러 장난도 치고 그랬다. 갈 때도 여기는 신경쓰지 말고 어머님 잘 신경써드려라고 말을 했다. 나도 상을 당해봤지만, 일주일 정도는 갈 거다. 많이 힘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LG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내줬지만, 내리 4경기를 잡으며 우승에 성공했다. 김진성은 "작년에도 1차전을 지고 우리가 시리즈는 이겼다. 거기에 동요되지 않으려고 한다. 어제는 고영표 선수의 공이 워낙 좋았다. 2차전은 다르다고 생각한다"라며 "무조건 이겨야 한다. 승부의 세계는 이겨야하는 것이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