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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이 1000G 던지지 않아" 왕조 배터리→대전에서의 이별…안방마님은 바랐다, 'KBO 최초 역사' 비결이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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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항상 같이 하자고 했었는데…."

지난달 29일. KBO리그 '레전드' 한 명이 현역 유니폼을 반납했다.

2004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해 KBO리그 최초로 1000경기 출전을 달성한 정우람(39)의 은퇴식이 열렸다.

이재원(36)에게는 정우람은 조금 더 각별하다. 정우람이 SK 유니폼을 입은 2년 뒤 이재원은 1차 지명으로 SK에 지명됐다. 주전 포수는 아니었지만, SK 왕조를 함께 이끌며 구단 역사에 한 획을 함께 그어왔다.

정우람이 2015년 시즌을 마치고 한화 이글스로 옮기면서 둘의 인연은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이재원은 지난 시즌 종료 후 SSG에서 나왔고, 한화로 팀을 옮겼다.

정우람이 올 시즌 플레잉코치로 재활군에서 후배와 시간을 보내 이재원과는 다시 호흡을 맞추지는 못했다.

정우람은 은퇴사에서 안치홍과 더불어 이재원에게 "올 시즌 고생 많았고 같이 뛰지 못해 아쉽지만 훌륭한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과 오래오래 나눴음 한다"고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재원은 "항상 같이 하자고 했었는데 (정)우람이 형이 이적을 해서 같이 못했다. 다시 한화에 오면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보내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내가 한화에 왔을 때 전화도 하면서 누구보다 반겨줬다. 왔지만, 우람이 형의 공을 받지 못하고 마무리하는 게 아쉽다"고 했다.

이재원에게 정우람은 어떤 선수였을까. 이재원은 "범접할 수 없는 선수다. 나이 차이는 많이 나지는 않지만, 야구 선수로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또 우러러볼 수 있는 선배였다. 야구도 잘하고 인품도 너무 좋으니 후배들이 많이 따랐다. 모든 후배가 좋아했는데 이렇게 떨어진다니 아쉽다"고 했다.

이재원은 이어 "같이 우승을 했던 좋은 추억도 있고, 승리도 함께 만들어 간 시간도 있다. 함께 더 뛰었다면 더 많이 우승을 했을 거 같다"라며 "후배들에게 좋은 선례를 많이 남겨주셨다. 선수 생활을 정말 멋지게 마무리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정우람이 달성한 1000경기 이상 출전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16명 밖에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특히 정우람은 군 복무 기간인 2013~2014시즌을 제외하고 18시즌 중 15시즌 동안 50경기 이상을 뛰면서 철저한 몸관리를 보여줬다. 함께 호흡을 맞춘 안방마님에게도 이 모습은 후배들이 꼭 배웠으면 하는 요소였다. 이재원은 "잘 던지고 못 던지고는 사실 개인의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람이 형은 항상 운동을 준비하는 과정이 좋았다. 후배를 많이 이야기해주고 싶다. 부상이 없었던 만큼, 관리를 잘했다. 이유없이 1000경기를 던지는 건 아니다. 선수들이 그런 관리의 중요성을 배웠으면 좋겠다"라며 "이제 우람이 형도 코치가 될테니 후배들에게 많이 전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