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세 손흥민 햄스트링 부상…"무리해서 어려움 겪게 하고 싶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설하은 기자 = 그라운드를 적토마처럼 누벼온 손흥민(32·토트넘) 역시 시간을 거스를 수 없는 인간이라는 점은, 한국 축구 팬들이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다시금 일깨우는 상황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의 최대 고비인 10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발생했다.
손흥민이 소속팀 토트넘 경기에서 부상으로 쓰러진 것.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홈 경기에서 손흥민은 71분을 소화한 시점에 몸 상태에 스스로 이상을 느꼈고, 결국 교체됐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친 것으로 드러난 그는 30일 오전 치러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는 아예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손흥민은 여느 축구선수처럼 크고 작은 부상을 겪어왔다.
그러나 이번엔 팬들이 특히 걱정스러워한다. 이제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그가 뛸 날이 많이 남아있지는 않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장기인 스피드가 예년 같지는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몸동작의 기민함과 슈팅의 정확도도 2∼3년 전과는 달라 보일 때가 있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6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2골을 기록 중이다.
연장 옵션을 제외하면 토트넘과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그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이적할 거라는 소문은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손흥민의 '노쇠화'가 빨라지는 건 한국 축구에 큰 악재가 될 터다.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2026년에 손흥민은 34세다. 은퇴를 결정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10월 A매치에 나설 선수 명단을 발표하면서 월드컵이 열릴 2026년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손흥민의 몸 상태를 체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감독은 "손흥민은 그동안 대표팀과 소속팀 오가면서 힘든 일정을 보냈다. 지금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도 컨디션, 체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더 나아가서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기력 또한 중요하다. 클럽과 선수 본인, 협회와 계속 소통하면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선수가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의 이름을 일단 소집 명단에 넣었다. 하지만 실제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을지, 합류하더라도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의 몸을 최대한 아끼는 방향으로 선택을 해 나가겠다는 게 홍 감독의 복안인 거로 읽힌다.
홍 감독은 "손흥민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경기에 나가고 싶어 할 거다. 그게 지금까지 손흥민이 보여준 모습"이라면서도 "무리해서 선수에게 어려움을 겪게 하고 싶지는 않다. 혹시라도 손흥민이 뛰지 못할 상황에 대해서는 플랜B를 준비해뒀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11시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요르단을 상대로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을 치른다.
이어 곧바로 축구협회가 마련한 전세기를 타고 귀국, 15일 오후 8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4차전을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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