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번엔 손을 깨물었다.
본머스 시절 독특한 세리머니로 화제를 모은 '캡틴쏜' 손흥민(32)의 새로운 토트넘 공격 파트너 도미닉 솔란케(27·이상 토트넘)가 2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라바흐와 2024~2025시즌 유럽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1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23분 쐐기골을 넣고는 인상을 찡그리며 오른손을 깨무는 동작을 했다.
알고 보니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에서 주인공 에렌 예거가 '거인화'를 할 때 자극을 주기 위해 자신의 손을 깨무는 동작을 따라한 것이었다. 지난여름 구단 최고 이적료인 6500만파운드(약 1150억원)로 토트넘에 입단한 솔란케는 토트넘의 거인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일까?
솔란케는 지난달 19일 레스터시티와의 데뷔전(EPL 개막전)에서 침묵하고 발목 부상으로 2경기 결장하며 우려를 낳았지만, 지난 21일 브렌트포드와 EPL 5라운드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데 이어 6일만에 2경기 연속골을 폭발하며 흐름을 탔다. 2015년 유로파리그(카라바흐)에서 토트넘 데뷔골을 넣고 곧바로 리그(크리스탈팰리스)에서 연속골을 넣은 손흥민과 비슷한 출발이다.
이날 솔란케의 쐐기골을 도운 건 다름 아닌 손흥민이었다. 전반 8분만에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이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놓인 토트넘은 전반 12분 브레넌 존슨, 후반 7분 파페 사르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선 후반 23분, 손흥민은 역습 상황에서 골문을 향한 날카로운 오른발 슛을 시도했다. 상대 골키퍼 마테우츠 코찰스키가 몸을 날려 선방한 공을 솔란케가 빠르게 달려와 밀어넣었다. 10명이 싸운 토트넘은 3-0으로 승리했다.
후반 26분, 부상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티모 베르너와 교체된 손흥민은 첫 경기부터 어시스트를 적립했다. EPL에선 슈팅에 의한 리바운드 득점이 어시스트로 기록되지 않지만, 유로파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등 유럽클럽대항전에선 어시스트로 인정을 받는다. 유럽축구연맹(UEFA) 규정에는 '마지막 패스, 크로스, 헤더, 슛으로 골을 넣으면 어시스트를 인정받는다. 골대 혹은 상대 선수에 맞고 나온 공을 리바운드로 득점을 해도 어시스트로 기록이 된다'고 적혀있다.
이로써 브렌트포드전에서 존슨과 제임스 매디슨의 골을 도운 손흥민은 이로써 최근 2경기에서 3개 도움을 기록하며 '이타적인 선수'란 점을 재입증했다. 부상이 의심됐던 손흥민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괜찮다"고 말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이 약간 지쳤다고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솔란케는 본머스 시절 다양한 '애니메이션 셀러브레이션'을 선보였다. 얼굴에 주황색 가면을 쓰고 오비토('나루토' 캐릭터), 오른 주먹으로 바닥을 내려치는 루피('원피스' 캐릭터),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교차하는 고죠 사토르('주술회전' 캐릭터) 등을 따라했다. 솔란케가 평소 애니메이션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토트넘도 이런 솔란케의 성향을 미리 파악해 오피셜 사진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
'애니 덕후' 솔란케는 30일 맨유와 리그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도 새로운 '애니 세리머니'를 선보일 수 있을까?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