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허진호 감독이 멜로 장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허 감독은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멜로는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도록 만들어서 좋다"며 "이런 복합적인 감정이 드러나는 장르는 많지 않은 것 같다"라고 했다.
허진호 감독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 수많은 명작들을 탄생시킨 한국 멜로 영화의 거장이다. 그는 "관객들이 오래전 영화를 기억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지만, 감독의 입장에선 가장 최근작이 대표작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사람들이 저를 소개할 때 '8월의 크리스마스' 감독이라고 하는데, 그 영화가 벌써 언제 적 영화인가(웃음). 많은 분들이 아는 작품으로 소개를 하는 거지만, 저는 가장 최근작으로 소개되고 싶은 감독이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의 가족'을 연출한 계기에 대해 "전작과 결이 다르기도 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작품을 연출하면서 '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며 "다만 스릴러 장르도 멜로처럼 감정이 움직이는 장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작업을 하면서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멜로 영화는 최근 극장에서 보기 힘들어졌다"며 "상업적인 파워가 장르적으로 많이 약해졌기 때문에 새로운 다른 무언가가 섞여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멜로를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좋아했다가, 원망했다가 또 그리워하게끔 만들지 않나. 이런 복합적인 감정이 드러나는 장르는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멜로를 찍는다면, 설경구와 장동건 중 어떤 배우와 함께 작업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묻자, 허 감독은 "두 배우와 함께하고 싶다. 삼각관계를 그려보면 재밌을 것 같다. 아니면 둘의 멜로도 안 될 건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오는 10월 16일 개봉하는 영화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 '천문: 하늘에 묻는다'의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