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홍명보 A대표팀 감독에게 공식 사과했다.
24일 국회 본관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현안 질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선 대한축구협회 A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한체육회를 둘러싼 논란을 들여다봤다. 3개 단체 통틀어 증인만 총 25명, 참고인 총 8명이 국회에 불려갔다. 대한축구협회에선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홍명보 감독,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 자리에선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받은 것은 단연 A대표팀 선임 과정이었다.
한국 축구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임 뒤 새 사령탑 찾기에 나섰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 6월 말 갑자기 정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사임하면서 남은 절차를 이 이사가 책임지게 됐다. 이 이사는 외국인 감독 후보자였던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을 직접 만나 면담한 뒤 홍 감독을 낙점했다. 다만, 외국인 두 후보자와 달리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선 면접, 발표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왔다. 관련 지적이 이어졌다.
홍 감독은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의 '경기력 부진은 (선임) 불신 영향도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감독 선임, 축구적인 측면에서 국민 공분 일으킨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죄송하다. 당장 경기력 끌어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해서 우리가 예전에 가진 경기력 가지고 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홍 감독은 위원들의 증인 요청에 연달아 마이크를 들었다. 이러한 상황에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몽규 회장을 향해 "절차 문제로 홍 감독은 피해자인 것 같다. 사실이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정 회장은 "여러 선임 절차 정당성에 대해 의심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선 홍 감독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내가 말한 게 그게 다다. SNS에서 내 마음이 이렇다 저렇다 한 말씀 하면 조회수가 몇 십만이다. 약간 왜곡된 뉴스가 있는 것 같다. 언론 왜곡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어진 발언 기회에서 "말씀 주신 것처럼 마음이 무겁다. 당시 나는 울산 HD 감독으로서 행복했다. 팬들의 응원과 사랑 받으며 축구할 수 있던 게 정말 좋았다. 내 축구 인생 40년에 중 10년 전 월드컵 때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 월드컵대표팀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자리인지 알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가고 싶지 않았다. 아니, 도망가고 싶었다. 이 이사가 집 근처로 찾아와 면담할 때 한국 축구의 어려움을 외면하기도 어려웠다. 울산 HD에 있으면서 대표팀에 있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가지 않겠다고 말한 게 아니라, 그때 처음 제의 받았고 국가대표팀에 마지막 봉사 한 번 하고... 10년 전에도 내가 가진 책임감, 사명감이 나는 다시 나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이 이사 면담 뒤 그게 나와서 그렇게 결정을 했다"고 했다.
문체위는 전재수 위원장과 임오경(간사)·강유정(비례)·김윤덕·민형배·박수현·양문석·이기헌·조계원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 박정하(간사)·김승수·배현진·신동욱·정연욱·진종오 의원(이상 국민의 힘)과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비례) 등 총 16명으로 구성됐다.
이날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뿐만 아니라 대한체육회 운영 전반, 대한축구협회, 대한배드민턴협회 운영과 관련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윤성욱 사무총장, 김종수 사무부총장, 정동국 진천선수촌 부촌장을 증인으로 자리했다. 국회=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