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체코공장(HMMC)을 방문하는 등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돌파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2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현대차 체코공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전동화 시대의 성장전략과 침체에 빠진 유럽 자동차 수요의 극복 방안 등을 논의했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의 친환경차 시장이자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은 올해 1∼7월 자동차 산업 수요 790만6916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지만, 지난 2022년 대비 2023년 성장률인 12.7%와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전기차 산업 수요는 109만3808대로 증가율이 0.6%에 그쳤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품질과 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지원하겠다"며 "최근 전기차 시장 지각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우리의 변함없는 노력은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유럽에서 전동화 퍼스트 무버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미래성장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생산 및 판매 측면에서 유연 생산과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EV 등 전라인업에 걸친 유럽 맞춤형 제품 믹스로 시장환경에 신축성 있게 대처하는 동시에 전동화 역량 중장기 제고 전략 추진을 병행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유럽 인기 차종 투싼 하이브리드 등 경쟁력 있는 SUV(스포츠유틸리티 차)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기차 등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공백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체코공장에서 생산 중인 2세대 코나 일렉트릭과 한국에서 수출하는 현대차 EV 대표 모델 아이오닉 5, 하반기 론칭하는 캐스퍼 일렉트릭을 주축으로 전기차 리더십 회복에 나선다. 기아는 EV6 상품성 개선 모델과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의 트림을 추가하는 한편, EV3를 올 하반기 해외 최초로 유럽 시장에 선보이는 등 전기차 라인업 강화에 나선다.
아울러 현대차·기아는 유럽 시장의 전동화 속도 조절 추세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유럽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시기에 대비해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현지 생산 EV를 산업 수요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대 투입한다. 기아는 오토랜드 슬로바키아에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유럽 EV 현지 생산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