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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점차였으면 걸렀겠지" MIA 감독, 오타니와 정정당당 승부 뜨거운 화제...로버츠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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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20일(한국시각)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역사적인 50홈런-50도루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팀의 정정당당한 승부도 한몫 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마이애미는 4번째 타석부터 오타니를 고의4구로 거를 기회가 두 차례 있었다. 3-7로 뒤진 6회초 1사 2루, 3-12로 점수차가 더 벌어진 7회초 2사 3루 상황에서다. 오타니가 49호, 50호 홈런을 친 이닝이다. 그러나 스킵 슈마커 마이애미 감독은 정면승부를 택했다.

그는 경기 후 "1점차의 타이트한 경기 흐름이었다면 오타니를 그냥 내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크게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의4구는 야구적인 측면, 업보(業報)적인 측면, 야구의 신(神)적인 측면에서 나쁜 일"이라며 "그와 상대해 아웃시킬 수 있는 지 확인해야 했다. 야구에 대한 존중이다. 그와 정면대결을 해야 한다. 그가 홈런을 쳤을 뿐이고, 그것은 경기의 일부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오늘 경기는 인위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슈마커 감독이 이해한 부분이다. 그를 존경하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화답했다.

결국 다저스는 오타니의 '원맨쇼'를 앞세워 20대4로 대승을 거두며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91승62패를 마크한 다저스는 남은 9경기에서 모두 패하더라도 최소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 3위를 확보한다.

2013년 이후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다저스에게 남은 과제는 NL 서부지구 우승과 NL 최고 승률, 나아가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다저스는 작년까지 최근 11년 동안 2021년을 제외하고 10번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현재 서부지구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승차는 4게임이다. 지구 우승 매직 넘버는 '6'이다. 그러나 오는 25~2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만나는 샌디에이고와 홈 3연전 결과에 따라 지구 우승 시기를 확 앞당길 수 있다.

또한 다저스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NL 뿐만 아니라 양 리그를 합쳐 승률 공동 1위다. 필라델피아는 이날 뉴욕 메츠에 6대10으로 패해 단독 1위에서 내려왔다. 그런데 다저스는 올시즌 양 팀간 전적에서 필라델피아에 1승5패로 밀렸다. 전체 승률 1위에 오르려면 필라델피아보다 무조건 1승이라도 더 해야 한다.

이날 포스트시즌 확정이 가장 기뻤던 선수는 물론 오타니다. LA 에인절스에서 6년을 뛰면서 한 번도 가을야구 그라운드를 밟아보지 못한 오타니다. 지난 겨울 FA 협상 투어를 하면서 우승 전력을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은 이유다.

오타니는 경기 후 "다 알다시피 난 올해 팀을 옮겼는데, 내 목표는 항상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것이었다. 그건 내가 열심히 뛰는 이유이고 그 목표를 이루게 돼 기쁘다"면서 "이제 나의 목표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어떤 경기라도 내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타니는 이날 대망의 50홈런-50도루를 달성했다. 시즌 49, 50, 51호 홈런을 3연타석으로 몰아쳤고, 50, 51호 도루를 뽑아냈다. 6타수 6안타 10타점을 쏟아낸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6안타, 5장타, 10타점, 멀티홈런, 멀티도루를 기록한 사나이가 됐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늘 오타니의 개인 기록은 너무도 독보적이다. 오늘과 같은 경기는 메이저리그의 승리나 마찬가지다. 전세계 사람들이 오늘 경기를 지켜봤을 것이다. 그들이 역사를 목격할 기회를 맞았다는 점에서 매우 흥분된다"며 오타니의 50-50 의미를 부여했다.

오타니는 "솔직히 50-50은 가능한 한 빨리 이루고 싶은 기록이었다. 타석에서 들어설 때마다 공들은 의미있게 교환됐다"고 했다.

론디포파크는 오타니가 앞서 남다른 영광을 맛본 구장이다.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에서 미국 대표팀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우승을 확정지은 곳이다. 오타니는 "내 커리어에서 가장 오래 기억할 만한 순간들을 이곳에서 만끽했다. 이 구장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야구장이 됐다"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