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불굴의 미드필더' 백승호가 시즌 첫 도움과 함께 버밍엄시티의 짜릿한 승리를 이끌었다.
백승호의 버밍엄은 17일(한국시각) 영국 버밍엄 세인트 앤드루스 나이트헤드파크에서 펼쳐진 잉글랜드 리그원(3부리그) 6라운드, 선두 렉섬과의 홈경기에서 3대1 승리를 거뒀다.
백승호는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의 절대 신임 아래 5경기 연속 선발 출전, 풀타임 맹활약을 펼쳤다. 4-2-3-1 포메이션에서 3선 미드필더로 나서 중원에서 일본 에이스 이와타 토모키와 함께 공수의 중심을 잡으며 경기를 주도했다.
버밍엄은 전반 3분만에 렉섬 잭 매리엇에게 행운의 선제골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전반 22분, 후반 7분 '3부리그 최고 몸값' 2000만 파운드(약350억원)의 제이 스탠스필드가 연속골을 몰아치며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불안한 우위를 이어가던 후반 14분 중원의 백승호가 번뜩였다. 감각적인 원터치 공간패스를 뛰어드는 이와타에게 연결했고 이와타가 지체없이 때린 왼발 슈팅이 골망을 가르며 쐐기골을 터뜨렸다. 백승호의 올 시즌 첫 공격포인트. 백승호는 이와타, 동료들과 뜨겁게 포옹하며 승리를 확신했다.
버밍엄 주장 크리스티안 비엘릭이 후반 36분, 41분 5분새 연거푸 옐로카드 2개를 받아들며 퇴장 다해 10대11의 수적 열세, 위기에 봉착했으나 버밍엄은 원팀의 힘으로 렉섬의 파상공세를 봉쇄하며 3대1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경기는 평일인 월요일 저녁에 열린 3부리그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와 팬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백승호의 버밍엄이 지난 시즌 3부로 강등되면서 29년 만에 렉섬과 버밍엄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지난해 8월 버밍엄의 주주가 된 '미식축구 레전드' 톰 브래들리와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 MLS 인터마이애미 구단주가 버밍엄을 응원하며 나란히 관전했고 라이언 레이놀즈와 렉섬 공동구단주로 일하는 미국 배우 롭 맥엘헨리가 에미상 시상식 직후 렉섬 응원석에 모습을 드러내며 '할리우드 더비'로 회자됐다.
버밍엄은 개막 후 4승1무(승점 13), 무패를 달리며 리그 2위를 질주했다. 1경기를 더 치른 렉섬에게 시즌 첫 패를 안기며 나란히 승점 13점, 골득실에서 2골 뒤진 박빙의 2위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 시즌 리그 최종전 노리치시티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백승호의 시즌 첫 포인트도 의미 있다. 백승호는 버밍엄의 강등 후 여름 이적 시장에서 챔피언십(2부리그) 리즈, 셰필드 등 복수의 구단과 링크됐지만 2부 복귀를 목표 삼은 버밍엄이 백승호를 지킬 뜻을 분명히 하며 이적이 무산됐다. 백승호는 이날 도움뿐 아니라 전반 13분 날선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버밍엄의 에이스로서 존재감을 분명히 드러냈다.
축구 통계사이트 풋몹은 이날 86%의 패스성공률, 2번의 기회 창출, 공중볼 경합 성공률 100%, 가로채기 1회, 리커버리 4회, 드리블 성공 1회를 기록한 백승호에게 버밍엄 선수중 3번째로 높은 평점 8.0점을 부여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