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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보약" 수면 질 관리 주목…갤럭시 링, 슬립테크 '반지의 제왕'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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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잠 못 드는 밤'.

9월까지 열대야가 기승인 가운데, '수면 부족'이 화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6년 발표한 자료에는 한국이 OECD 국가 중 하루 수면 시간이 6시간 40분으로 가장 짧았다. 지난해 미국수면재단(NSF) 발표에서도 한국인의 수면 시간은 주중 6시간 11분에 불과했고, 수면 부족 호소 비율은 6%인 미국인의 4배가 넘는 26%로 집계됐다. WHO는 삶의 질을 저하하는 수면 장애와 수면 부족을 선진국 유행병으로 선언했다. 집중력, 스트레스, 우울증 등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주고,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운동선수들에게도 잠은 훈련만큼 중요하다.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밤중에 이동해야 하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경우 버스 좌석을 침대처럼 만들기도 하고, 순간적 폭발력이 필요한 역도 선수들은 훈련 사이사이 낮잠이 필수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여자 높이뛰기 결승전 중 경기장에서 낮잠을 잔 야로슬라바 마후치크(22·우크라이나)가 금메달을 목에 걸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나 '잘 자는' 문제는 쉽지 않다. 양질의 수면을 원하는 이들이 늘면서,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슬립테크(Sleep tech) 시장도 커지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링'을 출시, 반지 모양의 새로운 폼팩터로 슬립테크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갤럭시 링은 건강한 삶의 방향성과 활기찬 하루를 제시하고, 슬립테크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까.

▶한국, 수면 부족 OECD 1위…손가락 '모니터링' 기대 ↑

'지구상에서 가장 수면이 부족한' 우리나라 수면장애 환자 수는 2018년 86만 명에서 2022년 110만 명으로 연평균 6.5% 증가했다.

수면 질환 진단·치료는 물론 예방과 관리를 위한 모니터링 수요도 확대되면서, 다양한 IT 제품에 수면을 돕는 기능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제품은 삼성전자 '갤럭시 링'이다. 가격은 한국 기준 49만9000원으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너비 7㎜, 두께 2.6㎜, 무게 3g 이하의 초소형 폼팩터로 만들어져 24시간 내내 착용할 수 있는 '문신템'이다. 워치 형태보다 오랜 시간 착용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습득해 개인화된 분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요 기능은 수면, 운동, 신체 이상 현상 확인 등이다. 움직임을 자동인식해 운동 결과를 기록하고, 사용자의 심박수를 감지해 위험성을 알린다. 심박변이도 기반의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할 수 있다. 수면 중 피부 온도를 기반으로 여성 건강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특히 수면의 경우 단순 수면 시간 확인을 넘어, 보다 섬세하게 수면의 질까지 파악할 수 있다. 수면 시 갤럭시 링을 착용한 상태에서 스마트폰의 하단이 사용자를 향하게 해 머리맡에 두면 사용자의 코골이를 정확하게 측정(녹음)한다. 매일 아침 갤럭시 스마트폰의 헬스 앱은 전날과 밤새 측정한 수면, 활동량, 심박수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종합 에너지 점수를 제시한다. 점수가 낮으면 '잠들기 전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시라'는 등 AI 기반 개인화된 건강 정보를 제공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해 미국수면재단,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수면 연구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저산소증 연구실 등 전세계 주요 헬스 전문가와 의료 연구 센터, 대학 등과 오랜 기간 협력해 갤럭시 워치와 갤럭시 링에 탑재된 최첨단 센서 기술과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갤럭시 링에서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는 삼성 헬스에서 별도 구독료를 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비침습 혈당 측정'과 '혈압 측정' 등은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2020년 당뇨병 치료의 난관이었던 비침습적 혈당 측정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 연구에 성공했고, 혈압 측정 기능 기술력을 갤럭시 워치에 적용한 바 있다. 그러나 의료규제 등의 문제로 갤럭시 링에 해당 기능이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향후 사용자가 일상생활에서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들을 다방면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한국, 첨단 IT 기기 테스트 베드…스마트 링 시장 삼성 영향력 확대 전망"

수면 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슬립테크 시장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설문 결과, 응답자의 58.8%가 슬립테크 도움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밝혔고, 28.3%는 향후 1년 내 슬립테크 제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수면 약물 및 보조제가 오남용과 의존성 등의 한계가 있는 만큼, 슬립테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최근 삼정KPMG가 발간한 '잠들지 않는 디지털 혁신, 슬립테크의 부상'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테티스타(Statista)는 글로벌 수면산업 시장 규모는 2019년 4320억 달러(한화 약 578조2000억원)에서 2024년 5850억 달러(한화 약 783조원)까지 성장하면서 5년간 약 35.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슬립테크 시장에서 갤럭시 링과 같은 스마트 링 시장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호라이즌리서치는 2032년 기준 웰니스 스마트링 시장은 2조 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슬립테크 제품이 다양해지고 있고, 기술 발전에 따른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며 "의료와 스포츠 등 다양한 이종 산업 간 협업과 결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슬립테크 시장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일상 내내 착용할 수 있는 스마트 링 시장은 성장 속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한국은 그동안 첨단 IT기기의 세계적인 테스트 베드 역할을 맡아 왔던 곳"이라며, "스마트 링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