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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協 비리-부실 백화점이었다'…문체부 조사 중간발표+본지 단독보도 주요쟁점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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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안세영 작심발언'을 계기로 제기돼 왔던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각종 비리·부실 의혹이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 조사 관련 중간 브리핑'을 갖고,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의 작심발언 이후 촉발된 협회 관련 일련의 비위 혐의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를 세부적으로 공개했다.

문체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제도개선 ▶국가대표 관리 ▶보조사업 수행상황 점검 ▶협회 운영실태까지 크게 4개 부문에 걸쳐 각 부문별 세부 쟁점을 전방위적으로 조사한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안세영이 제기한 국가대표팀 선발·운영 방식, 개인 후원사 규제, 실업팀 입단 시 연봉 제한, 비국가대표 선수 국제대회 출전 제한 등의 이슈에서 안세영의 '판정승'이었다. 문체부는 이들 문제점에 대해 즉각 시정 조치할 것은 조치하고 협회·후원사 등 관계기관과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안세영 작심발언'을 계기로 각 언론을 통해 제기된 쟁점들이 대부분 위법·부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스포츠조선이 그동안 여러 차례 단독 보도로 제기한 각종 의혹 중 상당수도 문체부 조사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스포츠조선은 지난 8월 14일 '연례 포상금 제도 일방 삭제-유니폼 로고 과도한 규제'의 문제점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문체부는 이날 발표에서 "스폰서 후원금의 20%를 경기력 성과비(연례 포상금)로 선수단에 배분한다는 조항을 2021년 6월 삭제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인 국가대표선수단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협회를 대상으로 경위와 해당 예산의 사용처를 파악하겠다"고 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선수 유니폼에 최대 5개의 후원사 로고를 노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과 달리 대한배드민턴협회는 1개로 제한한 실태에 대해서는 국내·외 사례 파악 및 전문가 자문을 통해 대안을 마련키로 했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페이백' 의혹과 관련해서는 협회와 김택규 회장의 위법 혐의가 속속 드러났다. 국가 보조금 지원사업(승강제리그, 유청소년 클럽 i리그)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김 회장과 공모사업추진위원장 주도로 협회 직원들 몰래 용품(셔틀콕) 구매 물량의 30%를 '페이백'으로 받아 불투명하게 집행한 것은 보조금법 위반이자 횡령·배임 가능성도 있어 수사기관에 참고 자료로 제출할 것이라는 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여기에 '페이백'을 유발했던 용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나라장터'를 통하지 않고 수의계약<스포츠조선 9월2일 단독 보도>을 한 사실도 위법인 것으로 밝혀졌다. 문체부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총 26억원어치 용품을 수의계약으로 구매한 것은 '국고보고금통합관리지침' 제21조 위반이다"고 못박고 "보조금법 위반 행위에 대해 교부결정 취소, 보조금 반환 명령, 제재부가금 부과 등 처분 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조선이 해당 보도에서 지적한 대로 문체부는 "협회는 수의계약 체결 당시 국가대표선수단 후원 계약의 '우선 거래 원칙'을 근거로 삼았으나, 해당 사업은 국가대표 지원과 무관하며, 설사 해당 사업이 국가대표선수단 후원계약과 관련이 있다고 하더라도 법령의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사유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페이백'으로 받은 셔틀콕을 공식 절차 없이 불투명하게 집행하고 있는 실태를 계속 조사중이라고 밝힌 문체부는 '지역에 배분된 용품의 사용처 확인을 위해 지역 배드민턴협회와 지방자치단체, 지방체육회에 조사 협조 요청을 하는 대대적 전수조사에 나섰다'는 본지 9월 4일자 단독 보도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밖에 협회 운영 실태와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일부 임원의 성공보수 지급, 전무이사의 개인 통장 부정행위 의혹 등 협회의 '모럴 해저드'가 심각했다는 사실도 이날 중간 조사 결과 발표에서 나타났다.

여기에 '페이백' 관련 자료 증거인멸 시도, 김 회장 측근에 대한 '해외출장 몰아주기' 등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문체부의 추가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체부 발표를 지켜 본 배드민턴계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비리까지 드러나면서 모두 충격에 빠졌다. 9월말 최종 발표까지 또다른 문제들이 더 드러날 것이란 우려감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