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은퇴 선언한 조기성, 메달권 멀어지자 속도 늦춰
"다시는 밟지 못할 무대…최대한 많은 것을 눈에 담고 싶었다"
(파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 수영 3관왕에 올랐던 '한국 장애인수영의 신화' 조기성(28)이 정들었던 무대와 마지막 인사를 했다.
조기성은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수영 남자 50m 배영(스포츠등급 S4) 예선에서 54초75의 기록으로 14위에 올랐다.
조기성은 25m 지점부터 선두 그룹과 차이를 보였고, 7명의 선수 중 가장 마지막으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조기성은 "처음 스타트했을 때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면서 앞으로 잘 안 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래서 (일부러) 힘을 빼고 레이스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다시는 밟지 못할 대회"라며 "그래서 많은 장면을 눈에 담으려고 했고, 최대한 오래 수영장에 머물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엔 리우 대회보다 더 큰 함성을 받았다"며 "덕분에 좋은 기억을 갖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선천성 뇌병변장애인인 조기성은 13세 때 재활 치료를 위해 수영을 시작했고, 스무살 때 출전한 리우 패럴림픽 자유형 50m, 100m, 200m에서 우승하며 한국 장애인 수영의 간판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이후 장애가 심해지면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선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절망에 빠진 조기성은 은퇴까지 고려했으나 주 종목을 자유형에서 평영으로 바꾸는 등 피나는 노력을 하며 파리 패럴림픽을 준비했다.
조기성은 모든 힘을 쏟아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는 지난 달 3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번 대회 첫 출전 종목, 평영 50m(스포츠등급 SB3) 결선에서 3위 선수에게 0.21초 차이로 뒤진 50초73으로 4위에 올랐다.
2일 수영 남자 개인혼영 150m 스포츠등급 SM4 결선에서도 4위를 기록했다. 3위 선수와 격차는 불과 0.16초였다.
선수들의 실력 차이가 큰 장애인 수영에서 0.16초는 매우 근소한 차이다.
배영은 조기성은 주 종목이 아니다. 그는 메달권과 멀어지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패럴림픽과 작별했다.
조기성은 지난 2일 개인혼영 결선을 마친 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할 것"이라며 "은퇴 후엔 심리 공부를 하면서 훌륭한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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