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영화배우 김보성이 8년만에 다시 파이터로 나선다.
김보성은 2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엠버서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각장애 1급 장애인을 위해 한번 더 링에 오른다고 밝혔다.
'스페셜 리벤지 매치'로 8년전 로드FC에서 상대했던 콘도 데츠오와 한번 더 싸운다. 당시엔 종합격투기 룰로 싸웠지만 이번엔 복싱 대결을 하게 된다.
소아암 환우를 돕기 위해 자신의 파이트 머니를 기부했던 김보성은 이번에도 시각장애인을 돕기 위해 출전 개런티를 모두 기부할 예정이다. 김보성과의 재대결에 흔쾌히 응한 콘도도 김보성의 취지에 동참해 개런티 없이 싸우기로 했다.
스페셜 매치는 오는 10월 12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아트홀에서 개최된다.
김보성은 "나도 왼쪽 눈이 안보이는 시각 장애인 6급이다. 장애인 중에 시각 장애인이 자살률이 1위라고 하더라. 이분들에게 희망을 드리기 위해서 힘을 내시라고 시합을 개최하게 됐다"면서 "콘도 테츠오와 같은 레전드와 시합하게 돼서 영광이다. 또 콘도 선수도 개런티를 받지 않는다고 했다. 리스펙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콘도는 "8년만에 김보성 선수가 경기를 하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시각 장애인을 위해 우리가 뜨거운 시합을 해서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이 나에게도 보람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해서 오게 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시합은 네가 이기겠다"며 승리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8년전 시합에서는 김보성이 잘 싸웠지만 콘도의 오른손 펀치가 김보성의 오른쪽 눈부위를 때렸고 이후 김보성이 눈이 보이지 않는다며 경기를 포기했었다. 김보성은 당시에 대해 "지금 선글라스를 썼는데 도수가 있는 것이다. 왼쪽은 안보이고 오른쪽은 -6디옵터가 나온다"면서 "그때도 왼쪽 눈은 거의 보이지 않아 오른쪽 눈으로 보고 싸웠는데 펀치를 맞고 3분 동안 안보여서 큰일났다고 생각했다. '양 쪽 다 실명이 되는구나' '가족들은 어떻게 먹여 살리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나중에 다시 눈이 보이기 시작했고, 지금 오른쪽 눈은 교정 시력이 1.5정도 나온다. 당시 시합전에 1.2정도였는데 1.5로 더 좋아졌다"며 웃었다.
김보성은 콘도에서 초반 빠른 승부를 제안하기도. 콘도가 "달리기를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초반부터 풀로 뛰며 뜨거운 시합을 하려고 한다"라고 말하자 김보성은 "체력이 예전같지가 않다. 담배도 못끊었고, 술도 못끊었다"라며 "그래서 1라운드 1분안에 끝냅시다. 오래하면 오히려 망신당할 수도 있다"라고 콘도에게 말했다. 이어 "나는 레프트 훅, 콘도는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승부를 볼 수 있다"라고 강 펀치 대결을 예고했다.
김보성은 이번 시합을 계기로 시각장애인을 돕기로 한 후원사들에 대해 감사함을 표하면서 "시각장애인 6급인 내가 열심히 싸우는 모습으로 시각장애인 분들이 힘을 내고 희망을 가지셨으면 좋겠다"라고 이번 시합에 대한 의미를 다시한번 새겼고, 노 개런티로 출전을 하기로 한 콘도에 대해서도 또한번 감사의 인사를 했다.
첫대결에서 삭발을 하고 경기에 나섰던 김보성은 이번에도 삭발을 생각하고 있다고. 당시 안와골절을 당했던 김보성은 이번 대회를 나기기 위해 또한번 아내앞에서 무릎을 꿇었다고 했다.
김보성은 "그때도 아내가 극구 반대를 했고, 내가 두번이나 무릎을 꿇고 오른쪽 눈만은 보호하겠다고 약속하고 경기에 나갔다. 그런데 오른쪽 눈을 다쳐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아내 앞에서 나 뿐만 아니래 5명이 무릎을 꿇고 부탁했다. 이번엔 오른쪽 눈을 보호해야 한다. 레프트 훅으로 이기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격투기 선수로 활동중인 영화배우 금광산은 오른손에 깁스를 한 채 기자회견장을 찾아 "그날 형님과 함께 시합을 하려고 했는데 엄지 골절 부상을 당했다"며 "그런데 오늘 형님의 강한 의지를 보니 같이 시합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보려고 한다. 내일 병원가서 깁스를 풀고 해보겠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여의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