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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시승] 완벽 풀하이브리드! 압도적 부드러움과 정숙성..르노 그랑 콜레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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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하이브리드가 이렇게 정숙하면서 부드러울 수가! 현존하는 최강 하이브리드가 그랑 콜레오스네”

르노코리아가 9년 만에 콜레오스(국내명 QM6) 후속으로 출시한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를 시승하고 가장 확실하게 느낀 점이다. 시승 내내 이질감 없는 부드러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성능과 정숙성, 여기에 폭발적인 출력과 탄탄한 승차감까지 감탄의 연속이었다.

적어도 올해 시승한 신차 가운데 승차감, 정숙성, 주행 성능(출력과 연비) 세 가지 포인트로 평가했을 때 삼위일체에 가장 가까운 차가 그랑 콜레오스다. 콜레오스는 강인함, 견고함 등을 의미하는 ‘coleoptera(콜레옵테라)’에서 따왔다. 여기에 크다는 의미의 Grand(그랑)을 더했다. 사실상 르노 브랜드 가운데 가장 큰 플래그십 차량이다.

그랑 콜레오스 탄생은 르노그룹과 중국 지리차그룹과의 제휴에서 시작됐다. 지리차가 개발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여기에 르노코리아 연구진의 제품 개발력이 결합됐다. 중국 3대 자동차업체인 지리차는르노코리아의 2대 주주이자 르노와 전동화 파워트레인 제휴를 했다.

그랑 콜레오스 크기는 전장 4780mm, 전폭 1880mm, 전고 1680mm, 휠베이스 2820mm다.중형 SUV 1위인 기아 쏘렌토와 비교해도 크기에서 밀리지 않는다. 쏘렌토와 비교하면 전장 35mm, 전폭 20mm, 전고 15mm가 작지만,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거꾸로 5mm 길다.

하이브리드는 3가지 트림으로 나온다. 3777만원인 테크노, 4000만원대 초반인 아이코닉, 최상위 4567만원 풀옵션에스프리 알핀이다. 이 가운데 에스프리 알핀은 르노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Alpine)에서 영감을 받은 스포티한 스타일로 내·외관을 장식한 게 특징이다. 시승차는 20인치 전용 휠을 낀 풀옵션 에스프리 알핀 트림이다.

우선 디자인이다. 전체적으로 도심형 SUV로 눈길을 끈다. 경쟁 모델인 기아 쏘렌토가 굵은 직선 위주의 다부진 남성적이라면 그랑 콜레오스는 세련되고 여성적인 디테일이 돋보인다.전면은 르노 특유의 로장주 엠블럼을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큼지막하게 박았다. 그러면서 그릴 전체를 엇비슷한 느낌의 패턴으로 마무리했다.

헤드램프는 세닉 EV에 적용한 두 줄 주간주행등이 위아래를 감싸며 날렵한 느낌을 준다. 모든 트림에 프로젝션 타입의LED 헤드램프 및 LED 주간주행등을 탑재했다.QM6에서 다부진 느낌이 강했던 ‘ㄷ’자형 주간주행등이 사라진 게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옛 추억에 대한 향수일까.두 줄 주간주행등은 앞으로 나올 르노 신차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요소로 자리를 잡는다.세련된 도심형 얼굴은 보닛에서 큰 변화를 추구한다. 굵은 선과 면의 굴곡이 마치 거센 파도가 넘실거리는 듯한 강렬함으로 다가온다.

다소 심심해 보일 수 있는 전면에 “로장주 엠블럼에 LED 조명이 들어왔으면 좀 더 화려하고 강인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국내 법규상 엠블럼 조명이 불가능했지만, 이런 규제가 올해 해결돼 앞으로 다가올 연식변경에서 엠블럼 LED조명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측면은 도심형 SUV 정석답게 모던하고 심플하다. 짧은 전륜 오버행과 긴 직선을 간결하게 사용해 안정적인 프로포션을 보여준다. 단지 오래된 스타일의 도어 손잡이가 살짝 눈에 거슬린다. 앞뒤 유리창에 QR코드인 ‘큐레스큐 코드’를 부착한 게 특이하다. 만약의 사고 발생 시 현장에서 구조대원이 차량 내 탑승자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도록 차량 정보를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후면은 음양의 조화가 확실하다. 살짝 쿠페 스타일도 나면서 볼륨감이 더해진다. 리어램프는 3D 타입 풀 LED다. 램프 좌우를 평행선으로 길게 이어 강인한 조명이 들어온다. 한 세대 전 현대차 싼타페 후면과 비슷한 느낌이다. 무광 그레이 컬러를 사용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포르쉐 마칸 느낌도 난다.

실내 역시 디테일이 돋보인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3개를 나란히 배치했다. 운전석 계기판, 센터 디스플레이, 조수석 인포테인먼트로 구성됐다. 차량 기능 조작은 센터 디스플레이가 담당한다. 아랫단에 8개의 물리버튼으로 구성된 공조장치 조작부가 달려있다. 오픈 R 파노라마 스크린이라고 부르는 3개의 디스플레이 덕분에 미니멀리즘한 인테리어를 완성한 셈이다.

대시보드는 촉감이 좋은 알칸타라 소재에 푸른 스티치가 고급스럽다. 아울러 시트와 센터 콘솔 팔걸이에는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블루, 화이트, 레드 3색 컬러 스티치가 돋보인다. 마무리 수준뿐 아니라 프랑스 특유의 감성이 드러난다고 할까.

아쉬운 부분도 확실히 보인다. 첨단 인테리어는 좋지만,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를 넉넉하게 배치하면서 센터 콘솔 크기가 소형차 수준으로 작아졌다. 더구나 중형 SUV인데 1리터 페트병이나 큰 텀블러가 들어갈 만한 컵홀더가 어디에도 없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수납공간이 부족하다.

첨단 IT 기능은 3개의 디스플레이에 심겨져 있다. 다양한 앱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을뿐더러 조수석 디스플레이는 운전에 방해되지 않게 블루투스 이어폰을 링크하면 나만의 영상을 즐길 수 있다.제스쳐 기능을 이용해 센터 모니터에 나오는 내비게이션 같은 화면을 좌우로 보낼 수도 있다. 르노가 그동안 뒤졌던 차량 IT분야에서 단숨에 정상권으로 뛰어올랐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2열 공간은 정말 넓고 편하다. 아예 3열 시트를 배치하지 않은 데다 사륜구동을 아예 넣지 않아서인지 센터 터널이 없어 평평하다. 가운데 좌석에 성인이 탑승해도 발이 불편하지 않다. 2열의 여유로움은 동급 최강이다. 추후 고객 수요가 생기면 시속 50km 이내에서 전기 모터를 통한 사륜구동을 추가할 수도 있다.

6대4 분할이 가능한 뒷좌석 시트는 각도를 28도 및 33도2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장거리를 탑승할 때 편리하다. 아울러 휠베이스가 쏘렌토보다 5mm긴 2820mm에 달해190cm 장신이 타도 넉넉할 정도다. 헤드룸 역시 178cm 기자가 탑승해도 주먹 두 개가 들어간다. 상대적으로 트렁크 공간은 다소 부족하다. 좌우 폭이 넓지 않고 깊은 편이다.

이제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출발해 거제도를 한 바퀴 도는 170km 시승에 나섰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엔진이 걸리지 않고 풀하이브리드 답게 계기판에 연두색으로 ‘ready’’라고 점등된다. 달릴 준비를 마친 셈이다. 악셀을 살짝 밟으면서 중저속으로 도심을 빠져나오는 동안은 엔진 시동이 걸리지 않고 오로지 전기 모터로만 주행한다.

특이한 것은 변속기다. 'D' 또는 'R'로 변경하려면 꼭 중간에 'N'을 거쳐야 한다. 급발진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이기도 하지만 조금은 어색하다. 아울러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하는 것도 변속기를 좌우로 밀어 넣어 조작한다. 통상 스티어링휠에 패들 스위치로 달린 것과는 다른 형태다.

가속을 위해 악셀을 꾹 밟으면 엔진 시동을 살짝 느낄 수 있다. 놀라운 건 엔진이 개입할 때 무척 정숙하고 부드럽다는 점이다. 부드러운 이유는 직병렬 방식에 유성기어를 사용해 클러치가 없어서다.기자의 경우 토요타나 현대기아 하이브리드 차량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가속할 때 엔진이 개입하면서 전해지는 소음과 진동이 거북해서다.그나마 혼다의 직병렬 하이브리드를 선호하는 편이다. 모터 출력이 커 대부분 가속 구간을 모터로 구동해 전기차처럼부드럽게 가속이 이뤄진다.

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강점은 100Kw(136마력)에 달하는 주행 모터 출력이다. 쏘렌토 모터 출력의 두 배가 넘는다. 여기에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시동 모터(출력 60kW)가 달린 듀얼 모터 시스템이다. 배터리는 동급 최대 용량 1.64kWh이다. 엔진은 1.5리터 가솔린 터보에 유성기어를 3단으로 나눈 eCVT변속기를 결합했다

모터와 엔진이 동시에 출력을 더하면 최고 245마력이 나온다. 모터 출력이 큰 만큼 정체가 심한 시속 40km 내외의 도심 주행의 경우 75% 정도를 전기 모터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시승하는 동안 시속 100km를 넘어서는 고속 구간에서도 순간순간 모터만으로 구동이 가능할 정도로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전면 유리창에 부착된 QR코드..구조시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 모터 출력이 큰 혼다의 직병렬 하이브리드와 비슷하다. 고속뿐 아니라 경사로에서 가속할 때 무척 부드럽다. 엔진 개입 시 소음과 진동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다. 여기에 혼다 하이브리드보다 가속감이 훨씬 경쾌하다. 엔진과 모터의 합산 출력이 제대로 더해지기 때문이다.

시속 140km를 넘어서는 초고속 영역에서도 가속이 더디지 않게 이뤄진다. 시속 160km는 가볍게 돌파한다. 정숙성은 놀랍다. 시속 140km까지 풍절음도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가장 뛰어난 부분은 바닥 소음 차단이다. 특히 2열에 앉아서 시승했을 때도 바닥에서주행 소음이 거의 올라오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동안 르노코리아 차량에서 취약했던 주행보조장치 ADAS 테스트다. 차선 유지는 물론 정차부터 출발까지 부드럽게 진행된다. 가장 칭찬하고 싶은 것은 ADAS를 사용하는 동안 12.3치 디지털 계기판에 표시되는 그래픽이다. 보행자나 자전거, 오토바이, 트럭 같은 주변 정보가 매우 디테일하게 보여진다. 타사 대비 가장 앞서 있는 그래픽이다. 안전 운전에 상당히 도움이 되겠다.

차체가 전반적으로 꽉 쪼여 놓은 듯 탄탄하다 보니 고속 레인 체인지 같은 핸들링이 안정적이다. 마치 스포츠 세단을 운전하는 느낌이다. 고속에서 불안하지 않다. 굽잇길 코너에서도 제법 경쾌하게 돌아 나간다.

탄탄한 승차감이지만 중저속에서 방지턱 같은 요철은 단번에 타고 넘어 잔진동 없이 걸러낸다. 르노가 서스펜션 세팅의 달인이라고 하지만 르노코리아 연구진의 디테일한 세팅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다. 탄탄하면서 튀지 않는 서스펜션은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연비는 19인치 타이어 기준 복합 공인 연비 15.7km/L다. 에스프리 알핀트림은 20인치 타이어 기준 15.5km/L에 달한다. 실제 고속도로 구간에서 급가속을 하지 않으면 17~18km/L가 손쉽게 나온다. 시내 구간에서 시속 40~80km 정도로 주행하면 20km/L 이상도 가능했다. 연비만큼은 동급 최강 수준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시작 트림부터 12.3인치인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는 물론 전동 트렁크도 기본이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및 안전 사양도 아끼지 않았다. 정차 및 재출발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DAS), 차선 유지 보조, 자동 차로 변경 보조, 회피 조향 보조, 다중 충돌 방지 제동 보조, 후방 충돌 보조, 360도 서라운드 뷰 역시 기본 탑재한다.

결론적으로 그랑 콜레오스는 세계 정상급수준인지리차하이브리드 시스템, 르노가 가장 잘하는 탄탄하면서도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 여기에 르노코리아 연구소에서차체 강성 확보와 동급 최고의 NVH를 제대로 완성해냈다. 마치 유기 그릇에 담긴 ‘전주식 육회비빔밥’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여기에 공영주차장 50% 할인이 가능한 2종 친환경차는 덤이다.

단언컨대 그랑 콜레오스하이브리드는 현재 국내 시판 중인 하이브리드 차량 가운데 연비나 기술적인 완성도에서 최정상급이다. 특히 부드러움과 정숙성은 따라 올 상대가 없다. 기자처럼 토요타나 현대기아 하이브리드 차량에서엔진 개입이 거북하게 느껴진다면 그랑 콜레오스 시승을 적극 추천한다. 대번 어떤 의미인지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 줄 평
장 점 : 정숙성, 승차감, 가속력 3박자가 넘사벽..현존하는 최강 풀하이브리드
단 점 : 르노는 역시 중형 SUV 경험치가 부족하다..부족한 수납 및 적재공간

거제=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