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등 하려고 운동하는 것 아니야…남은 두 종목에서 꼭 메달 딸 것"
(파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 3관왕에 올랐던 한국 장애인수영의 간판 조기성(28)이 2024 파리 패럴림픽의 남은 두 종목에서 모든 힘을 쏟아낸 뒤 태극마크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조기성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파리 패럴림픽 수영 남자 평영 50m 스포츠등급 SB3 결선에서 50초73에 터치패드를 찍어 4위를 차지한 뒤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를 그만두려고 한다"며 "보셨다시피 난 금메달 후보가 아니다. 3, 4등 하려고 운동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심리 지원을 받으면서 많이 성장했는데, 은퇴한 뒤 심리 공부를 하면서 훌륭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파리 패럴림픽 남은 두 종목에선 모두 쏟아내서 꼭 메달을 따겠다"고 강조했다.
조기성은 이날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3위에 오른 스페인 미겔 루케(50초52)에게 불과 0.21초 차이로 뒤졌다.
레이스 중반 이후 속력을 끌어올렸으나 막판 스퍼트에서 루케를 따라잡지 못했다.
조기성은 "4등이라는 등수는 운동선수가 해서는 안 되는 등수"라며 "배형근 감독님과 나진수 코치님, 정수빈 트레이닝코치님이 매우 고생하셨는데 죄송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는 답변 도중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비록 메달을 획득하진 못했지만, 이날 조기성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역영을 펼쳤다.
조기성은 리우 대회에서 3관왕에 올랐으나 장애 정도가 심해지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는 은퇴까지 고려했으나 주 종목을 자유형에서 평영으로 바꾸는 등 재기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조기성은 "사실 자존심이 상했다"라며 "하지만 심리 선생님이 국가대표의 자리는 증명하는 자리라며 날 설득해주셨고, 메달 후보로 이번 대회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주 종목을 바꾸는 건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으나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큰 도움을 받았는데, 남은 두 종목에선 꼭 메달을 따서 보답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조기성은 다음 달 2일 남자 개인혼영 150m, 7일 남자 배영 50m에 출전한다.
cycl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