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우완투수 김택연(19)은 현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KBO리그 신인왕 후보다. 고졸루키가 중간계투로 시작해 마무리를 맡아 팀 승리를 지킨다. 팀 사정에 따른 보직 배정이라고 해도 고졸 신인투수답지 않게 구위가 좋아 가능한 결정이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열린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연습경기에서 상대 4번 타자 야마카와 호타카를 놀라게 한 패스트볼이 위력적이다. 야마카와는 올시즌 28홈런을 때려 양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53경기에 나가 16세이브(3승2패4홀드), 평균자책점 2.25.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다가 최근 주춤하면서 2점대로 올라갔다. 김택연은 지난 24일 한화 이글스전 9회 등판해 ⅓이닝 2실점했다. 6-4에서 교체 투입돼 6-6 동점을 허용했다.
김택연은 21일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16번째 세이브를 올려,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을 세웠다. 1세이브만 추가하면 역사를 고쳐 쓴다.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도 투수가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세이부 라이온즈의 좌완 루키 다케우치 나쓰키(23)가 주인공이다.
고쿠가쿠인대학(국학원대학)을 졸업하고 2024년 신인 1지명으로 세이부 유니폼을 입었다. 세이부뿐만 아니라 소프트뱅크 호크스, 야쿠르트 스왈로즈도 그를 1지명했다. 추첨을 통해 세이부로 팀이 정해졌다. 내야수를 하다가 고교 2학년 때 투수로 전향했다고 한다.
1차 지명선수답게 첫해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1군 스프링캠프에서 준비해 1군에서 시즌 개막을 맞았다. 개막 5번째 경기인 오릭스 버팔로즈전에 첫 등판해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올렸다. 5월 4경기에 나가 3승, 평균자책점 0.63. 월간 MVP까지 그는 데뷔전부터 5연승을 올리며 신바람을 냈다.
25일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 베루나돔(세이부돔)에셔 열린 라쿠텐 이글스전. 시즌 16번째 선발등판한 다케우치는 7이닝 8안타 2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삼진 6개를 잡고 4사구 없이 경기를 마쳤다.
3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다가 4회초 2사후 4번 아베 도시키에게 좌월 1점 홈런을 맞았다. 이어 5회 1사후 3안타를 내주고 추가실점했다. 세이부 타선은 라쿠텐 투수 5명에게 꽁꽁 묶였다. 5회, 8회 총 2안타를 치고 끝났다. 0대2 완패. 16번째 영봉패를 당했다.
잘 던지고도 승리를 따내기 어렵다.
35승2무76패, 승률 3할1푼5리. 세이부는 일본프로야구 양 리그, 12개팀 중 유일한 승률 3할대 팀이다. 한때 2할대까지 내려간 적이 있고, 단일시즌 사상 첫 100패를 걱정하는 팀이다. 2할5리를 기록 중인 팀 타율도 12개팀 중 압도적인 꼴찌다. 1위 소프트뱅크가 480득점을 기록 중인데, 세이부는 262점을 냈다.
다케우치는 12차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9차례 하이 퀄리티스타트(선발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를 기록하고 7승(5패·평균자책점 2.37)을 했다. 타선 도움이 있었다면 더 많은 승을 쌓았을 것이다.
다케우치가 지난 3경기에서 17이닝을 던지는 동안 세이부 타선은 4점을 뽑았다. 3경기 모두 다케우치가 패전를 안았다.
신인투수가 퍼시픽리그 다승 공동 10위, 퀄리티스타트 공동 11위다. 좌완 스미다 지히로(8승)에 이어 팀 내 다승 2위.
이제 30경기 남았다. 다케우치에게 5차례 선발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가 5경기에서 3승을 추가해 10승을 채운다면, 신인왕에 바짝 다가설 것이다. 물론, 타선의 득점 지원이 필요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