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어떻게 막았는지 나도 모르겠다." 다비드 라야(아스널)의 미소다.
아스널이 난적 애스턴 빌라를 격파하고 2연승을 달렸다. 아스널은 25일(한국시각) 영국 버밍엄의 빌라파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에서 애스턴 빌라를 2대0으로 꺾었다.
2전 전승, 승점 6점을 기록한 아스널은 맨시티, 브라이턴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라야의 신들린 동물적인 선방이 아스널의 승리를 이끌었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9분이었다.
애스턴 빌라 아마두 오나나의 오른발 슈팅이 아스널 센터백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의 다리를 맞고 굴절된 후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이미 몸을 날린 라야는 넘어져 있었다.
올리 왓킨슨이 흘러나온 볼을 다이빙 헤더로 응수했다. 모두가 골이라고 직감했다. 그 순간 라야가 일어나 다시 몸을 날렸고, 볼은 손끝에 걸렸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물론 애스턴빌라 선수들은 두 팔을 머리에 올리며 탄식했다.
애스턴 빌라는 지독히 골운이 따르지 않았고, 아스널은 후반 22분 드디어 침묵을 깼다.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교체투입된 지 2분 만에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2분에는 토마스 파르티가 추가골을 터트리며 대세를 갈렸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도 라야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라야는 믿을 수 없는 선방을 했고, 그것은 경기의 마법같은 순간이었다. 라야의 선방이 경기 전체를 바꿔놓았다"고 인정했다. 라야는 'MOM(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그는 "나조차 어떻게 했는지 알 수 없는 그런 장면 중 하나다. 환상적인 세이브였다"며 웃었다.
그리고 "난 그라운드에 누웠는데 리바운드된 볼이 왓킨스에게 떨어진 것을 보고 가능한 한 빨리 일어나려고 했다"며 "중요한 순간이었다. 모든 노력이 보상받았다고 말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환호했다.
라야는 또 "모두가 영웅이다. 우리가 함께 일군 결과다. 나만 선방한 것이 아니다. 트로사르와 파르티가 득점을 했다"고 덧붙였다.
팬들도 환희를 만끽했다. 팬들은 SNS를 통해 '난 평생 아스널 경기를 봤는데, 내가 본 것 중 가장 좋은 세이브였다', '라야가 이미 올 시즌의 선방을 했다', '라야에게 바로 보너스를 줘라' 등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스페인 출신의 라야는 지난해 여름 임대로 아스널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아론 램스데일을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는 지난 시즌 EPL에서 32경기에 출전했다.
이번 여름 임대 신분이 바뀌었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 라야를 임대하는 조건으로 브렌트포드에 300만파운드(약 53억원)를 지급했다. 그리고 완전 영입 옵션을 발동해 2700만파운드(약 474억원)의 이적료에 라야를 품에 안았다. 총액은 3000만파운드(약 527억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