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2015년 신규론칭해 9년이 지난 지금 국내와 북미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로 안착시키는데 성공했다. 상대적으로 기아는 SUV 브랜드로 자리를 내렸지만 아직까지 플래그십고급차 부문에서는 열세를 보인다.
기아플래그십 대형 세단 K9은 2012년에 처음 출시돼서 2018년에 풀체인지를 거쳤다. 2021년한 차례 부분변경을 하면서 지금까지 판매되고 있다.문제는 판매량이다. 거의 바닥이다. 길거리에서 K9은 벤츠 S클래스보다 보기 어렵다.
초기에는 월 평균 500대 정도가 판매됐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월 평균 300대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국내 대기업 고위급 임원용 수요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올해는 월간 판매량 200대도 넘기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심지어 2021년부터는 북미에서 K9을 철수시키면서 사실상 내수용으로 전락했다.
이에 비해K9보다 차체가 훨씬 작은제네시스 G80은 월 평균 판매량이 3천~4천대로 꾸준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차플래그십 세단인 그랜저 역시 출시 3년째로 판매가 감소세지만 월 평균 6천~7천대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K9 소유자는 이런 판매량과 아예 상반되는 호평을 늘어 놓는다. 실내 공간 넓고 쾌적하다. 여기에 고급스러움까지 기아의 플래그십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 주류다. 외형 디자인도 무난해호불호가 극심하게 갈리지 않는다.
판매 부진의 가장 큰 문제는 기아 브랜드다. SUV에서는 기아 브랜드가 호평을 받고 있지만 고급 대형 세단에서는 기아는 이렇다할 이미지 조차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산차에서는 현대차 그랜저, 제네시스 G80,G90이 플래그십 고급 세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기아는 고급 브랜드, 프리미엄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셈이다.
또한기아K7이 K8 이름을 달고 풀체인지 모델로 나오면서 사실상 K9의 대체 형태로일명 '팀킬'을 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지난달에는 K8이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내외장을 고급스럽게 다듬었다.
과거부터 '기아는 국민차'라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강했다.남녀노소 연령 불문 접근성이 뛰어나며 가성비가 좋은 모델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실제로 2024년 상반기기아국내 실적에서는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셀토스 순으로 SUV와RV가 주류를 이뤘다. 국산차 전체 순위에서도기아 쏘렌토가1위, 카니발이 2위, 스포티지가 3위, 셀토스가 7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모두SUV 및 RV면서 실용성이 좋다는 점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2020년 이후 세단보다 SUV의 강세가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도 K9에 부정적인 요소다.K9은 이대로 단종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후속3세대의 경우 'UL3'라는 코드 네임만 공개된 상태다. 기아가 K9후속 모델을 개발할지, 현재 2세대를 끝으로 단종시킬지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올해 4월 등장한 2024년형연식변경이 마지막일 수도 있는 셈이다.
전진혁 에디터 jh.jeon@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