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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커 보이더라"…끝내기 맞고도 담담했다, 이러니 '신인왕 0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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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더이상 칭찬할 게 없는 거 같다."

김택연(19·두산 베어스)은 지난 21일 포항야구장에서 역사에 한 발 더 다가갔다.

5-2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온 김택연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시즌 16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김택연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입단한 신인. 2006년 롯데 나승현이 가지고 있는 고졸신인 최다 세이브와 타이를 이뤘다.

앞으로도 남은 기록이 많다. 지난달 23일에는 19세 1개월 20일의 나이로 최연소 신인 10세이브를 기록했다. 4개의 세이브를 더하면 정해영이 20세 23일에 달성한 최연소 20세이브 기록도 깨게 된다.

지난 5월21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린 뒤 6월부터 본격적으로 마무리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지명 당시 김태룡 두산 단장은 "2~3년 내로 스토퍼(마무리투수)로 자리 잡을 선수"라고 믿음을 내비쳤고, 김택연은 그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더이상 칭찬할 게 없는 선수"라고 미소를 지었다. 항상 김택연 이야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만큼 어떤 수식어가 붙어도 부족함이 없다는 흐뭇함이 담긴 한 마디였다.

이 감독은 지난 18일 KT 위즈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았던 상황을 떠올렸다. 마무리투수라면 한 번은 겪어야할 시련. 김택연은 당시 상황에 대해 "8회를 잘 막아서 9회를 잘 막으면 분위기가 넘어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카운트 싸움을 잘 못해서 홈런을 맞았다. 내가 못 던져서 나온 홈런이다보니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아쉬운 것도 많다. 싹쓸이 승리를 할 수 있는 기회였고, 일요일에 전적도 좋지 않아서 이기면 좋은 분위기로 갈 수 있었는데 아쉽고 미안했다. 다음 경기 잘 준비하려고 한다"고 돌아봤다.

이 감독은 "끝내기를 맞으면 보통 어린 선수라면 선배들 눈치도 보고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인데 그런 게 없이 똑같은 루틴으로 경기를 준비하더라. 속마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심장이 굉장히 커 보이는 선수였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어 "주자가 없으면 강약조절도 하더라. 주자가 나가면 스피드가 3~4㎞ 정도 빨라지는데 그 정도로 강약조절이 되고 여유도 있다"라며 "더이상 바랄 게 없다"고 이야기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 감독의 바람은 한 가지. "부상없이 남은 경기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포항=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