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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크게 뜨자, '제2의 문성주'가 있다...대학야구선수권 타격왕의 놀라운 스탯, OPS가 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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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강릉영동대는 대학 최상위 레벨의 학교.

지난 7월 보은에서 열린 '2024년 제79회 전국 대학 야구 선수권대회'에서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강타자들이 즐비한 타격의 팀. 다음달 열리는 2025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다크호스들이 즐비하다.

대학야구선수권 대회 타격왕에 오른 강릉영동대 우익수 박찬영도 주목받는 강타자다.

올시즌 성적표를 보면 놀라울 정도다. 22일 현재 20경기에서 81타석 51타수22안타(0.431) 4홈런, 16타점, 16득점을 기록중이다. 볼넷이 22개, 사구가 6개로 출루율이 무려 0.633에 달한다. 장타율 0.765로 OPS가 1.398.

대학야구임을 감안해도 놀라운 수치. 그야말로 정교함과 선구안, 장타력을 두루 갖춘 면모가 수치에서 나타난다.

수도권 프로구단 스카우트는 "선구안이 좋고 컨택트 능력이 좋은 중장거리 유형의 외야수"라고 평가한다.상대적으로 외야수라는 포지션 상 신인드래프트에서 불리한 점이 있다. 고교선수들에 비해 덜 뽑히는 대학선수들은 통상 투수와 내야수들이 선택 확률이 높다.

하지만 드래프트 중하위픽에서 선발된 대학 출신 외야수들이 매서운 타격으로 프로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LG 트윈스 문성주다. 박찬영의 대학 선배인 강릉영동대 출신으로 2018년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 97순위로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5년 차인 2022년 부터 본격적인 두각을 나타낸 문성주는 지난해 132안타로 포텐을 터뜨리며 29년 만의 팀 통산 세번째 우승에 주역으로 우뚝 섰다.

박찬영도 대학 선배의 길을 갈 수 있는 잠재력이 큰 외야수다. 공을 보는 자세가 좋고, 타구를 고른 방향으로 뿌릴 수 있는 스프레이 히터다.

올시즌의 좋은 성적은 인내의 보상이라 의미가 각별하다. 야구를 하면서 느낀 좌절과 크고 작은 부상 등 딛고 포기 없이 집념을 가지고 야구에 전념한 결과다.

고교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박찬영에 힘든 일이 겹쳐 일어났다. 대학 입학 직후 찾아온 크고 작은 부상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대학 입학 후 고등학교 땐 없던 부상이 잦았어요. 많이 당황스러웠고, 그래서 대처가 늦어졌던 것 같아요. 2022년에는 발목 인대가 파열돼서 수술을 받았고, 재활치료 받고 복귀했는데 2023년에는 종아리 피로골절 통증이 너무 심해 1년 휴학을 했고, 고민끝에 유급을 했어요."

또래 친구들 보다 1년이 늦어진 이유. 하지만 시련은 곧 기회였다. 박찬영을 단단하게 했고, 새로운 발견을 이끄는 계기가 됐다.

"부상이 반복되다 보니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기간 동안 스스로를 다금질 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됐죠. 제게 부족했던 체력적인 힘과 체중 증량에 집중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타격감도 좋아졌어요. 지나고 보니 많이 힘들고 지쳤던 그 기간 동안 조금 더 나은 나만의 스윙에 집중할 수 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소중하고 큰 부상이 아니어서 다행이고 감사한 시간이었죠."

견디기 힘든 큰 시련을 초 긍정적 마인드로 이겨낸 선수. 피할 수 없는 부상과 수시로 찾아오는 슬럼프 등 평안할 일 없는 야구선수로 향후 더 큰 발전이 기대되는 선수다.

"누구에게나 오는 슬럼프를 저는 마인드셋으로 이겨낸 것 같아요. 긍정적인 마인드가 몸을 지배하며 한층 더 힘이 생겼죠. 마인드 변화를 위해 제 스스로 저만의 루틴을 만들었어요. 휴식 시간에 책을 많이 읽고, 타석마다 일희일비하는 생각을 버리고, 사소한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대기만성 선수가 될 거란 다짐과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고, 타석에 서기 전 상황을 시뮬레이션 하는 것입니다."

대학선수 중 이렇게 철저히 자신을 들여다보는 선수는 많지 않다. 현재의 실력 뿐 아니라, 앞으로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찬영의 긍정적 마인드는 부모님께 받은 위대한 유산이다.

"부모님은 거의 매경기 직관을 해주십니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 때마다 가족은 저에게 큰 힘을 주시면서 큰 버팀목이 되어 주시죠. 그래서인지 제 성격중 가장 큰 장점은 긍정적이라는 점이에요. 팀내에서 후배들을 다독이고, 파이팅을 크게 외칠 수 있는 바탕이 되어준 것 같아요. 저는 습관처럼 '난 완전 럭키비키잖아'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악조건의 상황이라도 스스로 이겨낼 거라는 생각과 다시 한번 내 스스로를 다금질 하며 생각의 전환을 해줄 수 있는 좋은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앞으로도 실력과 인성 두가지 면에서 많이 성장해 박찬영이라는 야구선수를 생각하면 '럭키비키'라는 단어가 떠오를 만큼 열심히 하는 야구 선수가 되고 싶어요. 오늘보다 밝을 내일을 기대하면서 하루하루 멋지게 살아갈겁니다."

눈 크게 뜨자. 무심히 지나치면 대기만성의 강타자 재목을 놓칠 수 있다. '제2의 문성주'가 9월 신인드래프트를 기다리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