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수원FC의 돌아온 손스타' 손준호(수원FC)의 수원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훈훈한 미담이 화제다.
지난 8일 손준호는 수원 장안구 율전지역아동센터를 찾았다. 올 시즌 우여곡절 끝에 수원FC 유니폼을 입으며 마음 깊이 새겨온 나눔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발걸음. 수원 지역아동센터가 코로나19 이후 후원금이 줄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아이들을 만나러 나섰다. 국대 미드필더 출신 손준호의 깜짝 방문 소식에 축구 소년들은 난리가 났다. 손준호는 수원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후원금을 전달하고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으며 행복한 여름방학 선물을 안겼다.
이 사실은 21일 율전지역아동센터가 홈페이지를 통해 손준호의 방문 사실을 알리면서 전해졌다. 홈페이지 운영자는 '아이들을 위한 마음과 생각이 따스한 수원FC의 멋진 손준호 선수께서 우리 친구들을 만나러 오셨어요'라며 '바쁘신 와중에도 있는 친구들 한명 한명 사인도, 사진도 찍어주시며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 주셨지요. 우리 친구들은 부끄러움에 더 신난 표정 짓지 못하고 가시고 나서야 재잘재잘 떠들어댔답니다. 친구들보다도 선생님들이 더 들떴던 시간'이라며 그날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 '이날 따라 우리 친구들이 병원 가고, 휴가 가고, 자리에 없던 친구들은 너무너무 아쉬워 했지만 세심한 손준호 선수님께서는 없는 친구들까지 챙겨주시며 사인을 몇 장 더 해주셨어요'라면서 '우리 친구들도 멋진 삼촌처럼 주변을 돌아보고 마음 쓰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길 기도하고 기도합니다'라고 마무리했다.
'딸과 아들을 둔 아버지' 손준호의 지역 아이들에 대한 마음은 각별하다. 중국에서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며 1년 가까이 그를 굳건히 버티게 한 힘 역시 가족, 아내, 아이들이었다.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손준호는 지난해 5월 10일 청두전 직후 중국 공안에 구금되는 '사건'에 휘말렸고, 올해 3월 25일 풀려난 후 지난 6월 '포항 시절 스승' 최순호 단장이 이끄는 수원FC가 그를 품으며 K리그1에 극적으로 귀환했다. 6월 22일 FC서울을 상대로 전북 현대 시절인 2020년 11월 1일 대구전 이후 3년7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렀고, 흔들림 없는 에이스의 클래스를 보여줬다.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교본과도 같은 선수"라면서 "우리 팀에 새로 온 선수가 맞는지 믿어지지 않을 만큼 너무나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그것이 이 선수의 퀄리티다. 따로 평가가 필요없는 이미 검증된 선수다. 국가대표 복귀도 시기가 문제일 뿐"이라며 절대적인 믿음을 표했다. 손준호는 복귀 후 10경기 만인 지난 18일, 강호 울산HD 원정에서 수원FC 데뷔골과 함께 2020년 10월 18일 광주전 이후 무려 1400일 만의 골맛을 보며 수원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손준호는 "특별한 골이었다"면서 "지나간 일은 말하고 싶지 않다. '이런 날이 오구나' 생각했다. 조금씩 하나하나를 찾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며 "가장 큰 것은 가족들에게 축구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감사하다. 딸, 아들, 아내에게 자랑스런 아빠, 남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시련의 터널을 지나 수원에서 다시 행복축구를 만난 손준호는 이제 자신뿐 아니라 주변의 어려움을 살필 줄 아는 선수가 됐다. 손준호의 후원금은 아이들의 체험학습, 운동회 개최 등에 쓰일 계획이다. 손준호의 미담을 전해들은 수원FC 구단은 손준호와 함께 수원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수원 캐슬파크 홈경기에 초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