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결국 부상자 명단(IL)행을 피하지 못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IL에 등재됐다.
샌디에이고는 21일(이하 한국시각) "오른쪽 어깨 염좌가 나타난 김하성을 어제부터 소급적용해 10일짜리 IL에 올린다. 이에 맞춰 트리플A 엘파소에서 유틸리티 내야수 매튜 배튼을 불러올렸다"고 발표했다.
김하성은 지난 19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3회 선두타자로 나가 우완 브래들리 블레이락의 직구를 잡아당겨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뜨린 뒤 루이스 아라에즈 타석에서 블레이락의 견제 때 귀루하다 어깨를 급하게 뻗으면서 베이스를 터치하는 순간 충격이 가해졌다.
당시 그라운드에 엎드려 있던 김하성은 오른손을 들어 더그아웃에 신호를 보냈다. 통증이 심한 나머지 스스로 교체를 요구한 것이다. 김하성은 이례적으로 거친 말을 내뱉고 헬멧을 내동댕이치며 실망감과 분노를 표출했다.
하루가 지난 20일 김하성은 구단 지정병원에서 MRI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도 뼈나 인대, 근육에 '시즌 아웃'될 만한 구조적 손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대체로 괜찮은 상태"라고 했다. 하지만 하루가 더 지난 이날도 통증이 남아 있고, 훈련도 할 수 없는 상태로 펫코파크에 나타나자 구단서 IL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IL 기간이 길어질 것 같지는 않다. 열흘 이전, 즉 30일 전에 돌아올 수도 있을 전망이다. 실트 감독은 "지금 상태로 봤을 때는 그 전에 복귀할 수 있지만,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김하성은 IL 등재 소식이 전해진 뒤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우리 팀이 지금 포스트시즌을 놓고 와일드카드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열흘 간 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월드시리즈 진출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 100% 회복된 다음에 돌아오기 위해서는 IL이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2021년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김하성이 IL 신세를 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숱한 허슬 플레이와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면서도 하루 이틀 쉬었을 뿐 장기간 결장한 적이 없는 김하성으로서는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상태를 더 악화시킬 이유는 없다.
다만 올시즌 후 FA 시장을 노크할 김하성의 협상 무기 가운데 최대 강점인 내구성(durability)에 흠집이 갈 수는 있다. 하지만 열흘 뒤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문제 될 사안은 아니다. 경기를 하다 다친 것이기 때문이다. 김하성의 가치 하락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얘기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전날 김하성의 MRI 검진 소식을 전하면서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 4년 연속 IL 등재를 피해 왔다. 그런 내구성은 다가오는 오프시즌 FA 시장에 나가는 28세의 김하성의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가 될 것'이라며 '계약서상 김하성은 내년 800만달러 상호옵션을 갖고 있는데, 200만달러의 바이아웃이 걸린 이 옵션을 포기하고 장기계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SPN도 이날 예비 FA 랭킹을 매기면서 김하성을 FA 유격수 최대어로 평가받는 밀워키 브루어스 윌리 아다메스와 동급인 '티어 3(Tier 3)'로 묶어 1억~2억달러에서 계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하성의 이탈로 샌디에이고는 유격수 걱정을 해야 하는데, 실트 감독은 "우리는 오늘 웨이드가 유격수로 나선다. 맷 배튼도 올라왔다. 다른 옵션들도 있어 매일 라인업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