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키움의 외롭지 않았던 부산 원정길이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주말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을 원정 경기로 치렀다. 1승1패 속 18일 마지막 경기 위닝시리즈를 노렸지만, 연장 접전 끝 4대5로 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그래도 소득이 없는 건 아니었다. 원정지에서 귀중한 1승을 역전승으로 챙겼다. 16일 첫 경기는 롯데 외국인 투수 반즈의 벽에 막혀 0대4로 완패했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17일 8대7 극적 승리를 거뒀다. 경기 초반 0-4로 끌려갔고, 상대 에이스 윌커슨 등판 경기였기에 패색이 짙었으나 5회초 5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경기를 뒤집었다. 마지막까지 롯데의 거센 추격을 받았지만 1점차 상황 마무리 주승우의 만루 위기 탈출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평소와 다른 모습이 있었다. 3루측 원정팀 응원석에 제법 많은 키움팬들이 자리를 지켰다. 17일 경기 주말, 휴가철을 맞이해 사직구장은 매진이었는데 '일당백' 키움 팬들이 2만여명의 롯데팬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열띤 응원을 펼치며 선수단에 힘을 전했다.
이 뿐 아니었다. 평소 지방 원정지에는 팬들이 많지 않아,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는 키움인데, 응원단장에 치어리더까지 총출동했다. 17일 기적 같은 역전승에 팬들과 응원단이 상당한 지분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떤 사연이었을까. 키움은 팬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16일과 17일 양일간 '영웅원정대' 이벤트를 진행했다. 63명의 팬들이 참여한 팬투어. 팬들은 경기 관람 뿐 아니라 해운대 관광, 선수단과 함께 하는 이벤트 등에 참여했다.
선수들은 경기로도 바쁜데, 자신들을 위해 먼 길을 와준 팬들을 위해 사인회를 진행하고 셀카 타임도 가졌다. 구단은 참가자 전원에게 기념품을 선물하고 해외 리조트 숙박권, 내년 스프링캠프 팬투어 참가권, 선수 사인 유니폼 등 푸짐한 경품도 준비했다.
명색이 '팬투어'이었기에 리무진 버스를 투입했고, 숙박도 5성급 호텔을 제공했다. 선착순 모집이었는데, 500명 이상의 팬들이 몰릴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63명의 팬들이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게 됐다.
이번 팬투어에 참여한 김수진(28) 씨는 "키움팬인 전 직장동료와 함께 참가했다. 키움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 함께 응원을 하며 경기를 보니 더 재미있었다. 선수단과 직접 만난 것도 잊을 수 없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다른 지역에서 팬투어를 한다면 또 참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