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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두자릿수 홈런 눈앞인데…'8월 타율 0.229' 윤동희 부진은 욕심 때문? "웃을일 아니다"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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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홈런을 너무 의식한다. 높은 걸 노려서 홈런치는 맛을 알았다."

올시즌 단 한번도 1군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외야의 중심이자 타선의 한 축으로서 사령탑의 신뢰는 여전하다.

하지만 아직 21세의 어린 선수다. 보기보다 불같은 승부욕의 소유자. 젊은 패기가 더해지니 가끔은 흔들릴 때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는 프로 데뷔 3년만에 말 그대로 팀을 이끄는 타자로 성장했다. 캡틴 전준우, 마황 황성빈과 함께 올해 롯데 최고의 스타라 할만하다. 빠른발과 좋은 타구 판단, 강한 어깨로 외야에서 홈보살을 노리기로는 팀내 최고의 기량을 지녔다. 테이블세터부터 중심타선까지 두루 활용할 수 있고, 치밀한 선구안에 한방까지 갖췄다.

지난해 갑작스러운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으로 병역 특례의 행운을 잡는가 하면, 올해 올스타전과 롯데 구단 유튜브, 좋은 팬서비스를 통해 독보적인 스타성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소 부진하다. 5~6월의 불방망이를 지나 7~8월은 다소 하락세다.

올시즌 타율 2할9푼2리 9홈런 6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1의 성적을 내고 있다. 다만 8월 들어 월간 타율이 2할2푼9리로 추락한 상황. OPS도 0.756까지 떨어졌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주로 테이블세터로 활용하던 윤동희를 하위타순으로 내려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리드오프로 황성빈을 중용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사령탑이 윤동희에게 항상 주의시키는 부분은 멘털이다. 선량한 미소와 다르게 윤동희는 활활 불타오르는 열정의 사나이다. 좋게 발휘될 때도 있지만, 평정심이 흔들리기도 한다. 경기 초반 출루가 잘 되지 않으면 발끈하는 모습이 있다.

여기에 홈런까지 노리다보니 타격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다는 게 김태형 감독의 분석이다. 그는 "웃을 일이 아니다. 너무 홈런을 생각하는 것 같다. 존에 들어오는 공을 빵빵 치다보면 홈런이 나오는 건데, 높은 공을 기다리다보니 좋은 공을 놓칠 때가 있다. 비슷한 공은 무조건 나가도록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경력이 짧은 선수다보니 드러나는 약점이다.

"윤동희도 홈런을 칠수 있는 타자다. 고승민이나 나승엽이 20홈런을 거뜬히 칠 잠재력이 있다면, 윤동희도 홈런이 벌써 9개 아닌가. 3할 타율에 홈런 7~8개 치는 타자와 2할 8분에 20홈런 타자 중 하나를 고르라면 후자를 높게 치는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팀이 승리하려면, 롯데가 강팀이 되려면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하는 타자가 필요하다."

롯데는 8월 들어 상승세를 타며 7~8위를 오가고 있지만, 중위권 도약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시즌을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발판이 됐다고 말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우승청부사' 김태형 감독의 부임 첫해고, 올시즌 후 김진욱은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다. 시즌 내내 상수 역할을 해준 윌커슨과 반즈가 내년에도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뛸지도 알수 없다. 결국 팀 성적을 낼 수 있을 때 내야한다는 게 모든 사령탑의 공통된 생각이다.

다행히 윤동희는 17일 부산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롯데가 좀더 높은 곳에 올라가려면, 윤동희의 방망이가 한층 더 예리해져야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