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광복절 호국보훈 활동에 한창이다. '광복절 한철 지원', '애국 마케팅' 정도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매년 꾸준히 진행했던 사회공헌 활동 일환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활동이 광복절을 맞아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몇몇 기업은 오너가 직접 나서 오래전부터 독립유공자와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에 나서왔다. 재계의 호국보훈 활동은 독립운동가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광복의 의미를 새기기 위한 캠페인부터 애국심 고취를 위한 활동까지 범위도 다양하다. 이런 활동은 광복절 마케팅으로 이어지며, 내수 경제 활성화도 끌어내는 계기가 되는 모습이다.
우선 광복절과 가장 연관이 높은 독립운동 기념 및 독립유공자 지원이 활발한 곳은 식품업계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빙그레가 꼽힌다. 김호연 회장이 직접 나서 물심양면으로 국가유공자를 지원한다. 김 회장은 1993년 사재 112억원을 출연해 김구재단을 설립, 현재까지 다양한 독립유공자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런 활동 이면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김 회장은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사위다.
빙그레는 최근 국가보훈부와 함께 죄수복을 입은 독립 영웅 사진을 컬러로 복원한 뒤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바꾸는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을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빙그레는 2019년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캠페인 영상을 제작했고, 지난해에는 학생 독립운동가들을 위한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을 진행한 바 있다. 빙그레공익재단은 국가보훈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 2018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제너시스BBQ그룹도 오너가 직접 나서 독립유공자 보훈 활동에 적극 나서는 기업 중 하나다. 윤홍근 회장은 2021년 12월 사단법인 김상옥의사기념사업회 제12대 회장으로 취임, 항일투쟁을 이끈 독립운동가인 김상옥 의사를 기리는 행사를 후원하고 있다. 김상옥의사기념사업회는 '김상옥 의사 순국 100주년 기념 토크콘서트'와 '김상옥 의사 일 대 천 항일 서울시가전 승리 100주년 기념식', 아동도서 '독립운동가 김상옥' 발간 등을 통해 고인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2015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장학생 433명에게 장학금 8억6600만원을 지원했다. 또 광복절을 기념해 한국 고유의 문양인 단청을 활용한 광복절 기념 상품을 전국 매장에 선보였다. 스타벅스는 광복절 기념 상품의 판매 수익금 일부를 국가유산 기증 및 전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장학금 등 국가유산 보호 활동을 위한 기금으로 조성해 전달할 예정이다.
통신업계는 ICT 기술을 접목한 광복절 애국심 고취 활동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체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1945년 광복 전후의 영상 및 음원을 더욱 선명하게 복원하는 디지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815 리마스터링'이다. 프로젝트에 쓰인 콘텐츠 원본은 1945년 광복 직후 서울 거리 영상, 그리고 1942년 녹음된 애국가 음원이다. LG유플러스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LG유플러스 도화동 공덕역점에서 광복절 콘셉트의 AI 프로필 사진을 제작하는 '익시 포토부스'를 선보였다. 익시 포토부스는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LG유플러스 자체 개발 AI 기술 '익시'가 각종 콘셉트에 맞춰 프로필 사진으로 변환해 주는 AI 사진관이다. 올해는 광복절을 맞아 국가등록문화재 제389호로 지정된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를 배경으로 한 콘셉트를 추가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광복절을 맞아 지난 14일 독립기념관에서 '와우 더 코리아' 나라사랑 캠페인을 진행했다. 정종철 CFS 대표이사를 비롯해 쿠팡 천안센터 및 목천센터에서 근무하는 임직원 20여 명이 함께 했다. 관람객들이 정기적으로 독립기념관 소식을 받아볼 수 있도록 독립기념관 채널 구독 행사를 개최했고, 어린이 가족 관람객 815명에게 CFS가 특별제작한 8.15 기념 티셔츠와 얼음물 등을 지급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