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조정석(44)이 "고(故) 이선균의 유작, 앞세울 필요도 숨길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정치 휴먼 영화 '행복의 나라'(추창민 감독, 파파스필름·오스카10스튜디오 제작)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들게 된 변호사 정인후를 연기한 조정석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는 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 역의 고(故) 이선균, 밀실에서 재판을 도청하며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거대 권력의 중심 합수부장 전상두 역의 유재명과 호흡을 맞춘 과정을 털어놨다.
조정석은 이선균을 떠올리며 "'고생 많았다'고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다. 이선균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좋은 작품으로 계속 보고 싶었다"고 울컥했다.
그는 "너무 좋아하는 형이자 배우였다. 이선균 형의 필모그래피에서 이렇게 묵직한 모습을 한 번도 못 본 것 같다. 촬영 때도 '이 작품, 이 역할을 해서 팬으로서 너무 좋다'고 형에게 말하기도 했다. 이선균 형의 한 번도 보지 못한 얼굴이었다. 그런 부분이 신기하고 재미있던 것 같다"고 곱씹었다.
'행복의 나라' 측은 이선균의 유작이란 부담감 보다는 그를 추모하고 그리워하며 애도를 숨김 없이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추창민 감독은 "우리가 얼마나 좋은 배우를 잃었는지 알게 될 작품이다"며 아쉬워했고 유재명 또한 "이 영화를 통해 이선균을 찾아볼 수 있는 의미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조정석은 "사실 이선균 형의 유작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나 뿐만 아니라 각자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선균 형을 앞세워서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있는 그대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조심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행복의 나라'는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정보부장 수행 비서관과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979년 발생한 10.26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사건에 연루된 박흥주 육군 대령과 그를 변호한 태윤기를 비롯한 재판 변호사들의 실화를 영화화했다. 조정석, 이선균, 유재명 등이 출연했고 '광해, 왕이 된 남자' '7년의 밤'의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