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기업 차지포인트(ChargePoint)가 모든 전기차와 호환되는 새로운 충전 커넥터 ‘옴니 포트(Omni Port)’를 공개했다.
현재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사용되는 충전 규격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다. 테슬라 전용 NACS와 기존까지 미국 충전 표준으로 채택되온 DC 콤보(CCS1)다. 테슬라는 미국·캐나다 전체 급속 충전 네트워크 가운데 약 60%의 점유율을 보인다.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로 뛰어든 만큼 충전 네트워크 구축도 빨랐다.
당시 미국 충전 표준은 DC 콤보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GM, 포드, 현대자동차그룹, 리비안 등 다양한 완성차 제조사가 자사의 전기차에 DC 콤보를 탑재했다. 이미 갖춰진 테슬라 슈퍼차저 네트워크 이용이 불가했다. DC 콤보 커넥터를 탑재한 전용 충전소 구축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미국 소비자는 이원화된 전기차 충전 규격에 불편을 느꼈다.
테슬라 전용 NACS와 한국 및 미국 충전 표준 DC 콤보(CCS1)
소비자의 불편에 따른 변화는 지난해 5월 미국 포드자동차가시작했다. 당시 포드는 “2024년부터 포드 전기차는 별도의 어댑터 없이 미국·캐나다 전역에 있는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2025년부터 출시될 포드 전기차에 테슬라 NACS 포트를 탑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포드가 움직이자, GM, 볼보, 폴스타, 메르세데스-벤츠, 혼다 등 다양한 브랜드가 뒤따랐다. 현대차그룹도 지난해 10월 뒤늦게 변화의 대열에 합류했다. 사실상 미국 전기차 충전 표준 규격이 테슬라 NACS로 확정된 상황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는 대다수 전기차에 테슬라 NACS 포트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의 충전기에서 테슬라와 현대차가 함께 충전되고 있다
전기차 충전 규격이 하나로 통일된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남아 있다. DC 콤보를 탑재한 상태로 판매된 전기차의 충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DC 콤보를 탑재한 전기차 수백만대는 향후 10년 동안 공용 충전기를 사용해야 한다. 이에 테슬라는 자사의 슈퍼차저 네트워크에 ‘매직 독(Magic Dock)’이라 명명한 어댑터를 탑재해DC 콤보를 탑재한 전기차가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게 돕는다.
기존 완성차 업계도 자사의 전기차 구매 고객에게 어댑터를 제공한다. 문제는 자동차 제조사만이 움직여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결국 전기차 충전 사업자도 움직여야 한다.
충전 시작 전, 전기차에 탑재된 충전 규격을 선택하면 그에 맞는 커넥터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따라 등장한 것이 차지포인트의 옴니 포트다. 옴니 포트는 충전 준비가 되면 커넥터 끝에 어댑터를 자동으로 탈부착해 전기차 운전자가 자신의 차량에 있는 커넥터를 손쉽게 선택할 수 있다. 차지포인트는 옴니 포트를 올 연말출시할 계획이다. 800V 충전을 지원하는 차세대 스테이션 충전기에 이를 도입한다다.
한편, 우리나라 역시 테슬라와 비(非) 테슬라 전기차의 충전소 이용이 이원화돼전기차 운전자의 불편이가중화하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충전 표준 규격이 테슬라 NACS로 전환되면서, 우리나라는 향후 DC 콤보(CCS1) 충전 규격을 이용하는 유일한 국가가 될 전망이다. 향후 국산 전기차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우리나라의 전기차 충전 표준 규격을 시급히 재검토해봐야 한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