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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거미소녀' 서채현의 두 번째 도전, 눈물 흘린 동료들 몫까지 뛴다 "손에 피가 나더라도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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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거미소녀' 서채현(21)의 두 번째 도전이 시작된다. 3년 만에 다시 오른 결선 무대, 두 번의 눈물은 없다. 서채현은 8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르 부르제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볼더링+리드) 여자 리드 준결선을 치렀다. 반전이 절실했다. 이번 대회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은 볼더링과 리드 경기 점수를 합산해 200점 만점으로 순위를 정했다. 이중 상위 8명이 결선에 진출, 메달색을 놓고 겨루는 방식이다.

서채현은 지난 6일 열린 볼더링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44.2점으로 13위에 머물렀다. 포기는 없었다. 서채현은 볼더링 경기 뒤 "조금 아쉬운 면도 있지만, 그래도 안 맞는 면의 문제를 잘 극복한 것 같다. 리드에서 뒤집어서 충분히 (결선)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서채현은 자타공인 '리드여제'다. 리드는 15m 높이의 암벽에 설치된 홀드를 잡고 6분 안에 최대한 높은 곳까지 올라가야 하는 종목이다. 그는 2019년 성인 무대 데뷔와 동시에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데뷔 세 달 만에 월드컵 무대를 정복했다. 그는 2019년 여자 리드 부문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서채현은 현재 IFSC 세계랭킹 리드 3위, 볼더링 18위, 콤바인 4위에 랭크돼 있다.

리드 경기가 시작됐다. 서채현은 13번째로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감이 넘쳤다. 환한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속도는 빠르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불과 2분여 만에 30점 고지를 밟았다. 서채현은 내친김에 완등을 노렸지만, 72.1점에서 도전을 마감했다. 13명 중에선 1위를 기록, 단박에 최종 3위로 뛰어 올랐다. 이제 남은 선수는 8명, 서채현은 초조한 마음으로 다른 선수들의 성적을 지켜봤다. 15번 주자 노나카 미호(일본), 16번 주자 그로스만 나탈리아(미국)가 연달아 일찌감치 떨어졌다. 서채현이 남은 4명 결과와 상관 없이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서채현은 리드 준결선에서 72.4점을 획득했다. 합계 116.3점으로 8위, 결선에 올랐다.

경기 뒤 서채현은 "리드가 어렵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여기에서 뒤집어야 한다고, 결선을 향한 마지막 기회란 생각이 드니까 더 긴장했다. 생각보다 매우 힘들었는데 잘 참고 올라갔다. 내 등반을 마음껏 펼치자고만 생각했다. 그런데도 뒤집어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 드니까 완벽히 제 등판을 하지 못했다. 경기를 마치고 중간 순위를 보고 결선은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마음을 내려놨는데, 가게 돼서 믿을 수 없다.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박수받으면서 한다는 게 즐겁다. 그런 순간이 한 번 더 올 수 있다는 게 새로운 기회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채현은 3년 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도 결선에 진출했다. 다만, 당시엔 최종 8위로 고개를 숙였다. 서채현은 경기 뒤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는 이번에 다시 한 번 결선 무대를 밟게 됐다. 올림픽 2연속 결선 진출이란 성과를 남겼다.

그는 "결선은 그런 압박감도 없고, 무대를 온전히 즐기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메달 욕심보다는 무대를 진심으로 즐기고 싶다. 당연히 메달 욕심이 나지만, 지금 기분은 결선에 갔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마지막 무대, 서채현은 동료들의 몫까지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앞서 남자 콤바인의 이도현, 남자 스피드의 신은철이 결선에 오르지 못한 채 대회를 마감했다. 서채현은 "내게도 충격이었다. 내가 두 사람 몫까지 더 노력해서 올라가보겠다. 결선에선 손에 피가 나더라도 시도하고, 마지막이니까 자신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했다. 파이널 무대는 10일 오후 5시15분 시작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