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벼랑끝에 몰린채 마지막 스퍼트에 도전중이다. 불펜 한명이 급한 상황, 23세 필승조가 시즌아웃됐다.
최준용(23)은 데뷔 첫 시즌부터 롯데 자이언츠의 뒷문을 지키는 필승조로 맹활약했다. 올해도 시즌초 5월2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진 평균자책점 2.65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이후 지긋지긋한 어깨 통증이 다시 찾아왔다. 한달 뒤인 6월 2일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1군에서 제외됐고, 결국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과 재활 여부를 두고 많은 고민이 있었다. 프로 운동선수가 몸에 칼을 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하물며 투수에게 어깨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토미존처럼 심각한 수술이 아니라도, 수많은 성공사례가 있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만 해도 이후 자신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는 선수도 적지 않다.
2020년 1차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최준용은 한때 'KBO리그 최고의 직구'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무시무시한 구위를 뽐냈던 투수다. 하지만 매년 부상에 시달리며 풀시즌 소화에 어려움을 겪었고, 데뷔 5년차인 올해 결국 수술을 택했다.
한때 타자 전향까지 고려했던 최준용에겐 오랫동안 시달려온 어깨 통증의 해결이 최우선이었다. 프로 무대에서 최준용답게 살아남기 위해선 재활만으론 어렵다는 판단도 있었다. 지속적인 주사 및 물리치료를 병행해왔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한 현실도 결심을 부추겼다. 장래를 위해선 한번쯤 거쳐가야하는 관문이었다.
최준용은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어깨 수술을 마친 사진을 올렸다. 사진과 함께 최준용은 "많은 걱정과 응원을 해주신 덕분에 수술을 성공적으로 잘 받을 수 있었다. '정말 길고 길었던 어깨 통증과의 싸움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재활을 해보려한다"면서 "물론 어깨인 만큼 재활이 쉽진 않겠지만 다시 마운드에 섰을 때 더 좋은 투수가 돼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할테니 기대해달라"고 강조했다.
"시즌을 먼저 마무리하게 돼서 팬분들에게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팀이 어려운 상황에 함께 하지 못하는 속상함도 전했다.
최준용은 이날 부산 사직구장을 방문, 김태형 감독과 팀동료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수장도 "재활 잘해서 다시 좋은 모습 보여달라고 했다"며 진심을 전했다.
수술 특성상 최준용의 재활 기간은 최소 4개월이다. 결심이 너무 늦어져도 곤란했다. 다음 시즌 스프링캠프 참가 혹은 개막전 합류를 타진할 만한 마지노선이었다. 우선 이번 시즌은 아웃이다.
올해는 '우승청부사' 김태형 감독의 롯데 부임 첫해다. 계약기간은 3년. 첫해 가을야구 진출을 자신만만하게 공언했지만, 현재로선 쉽지 않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핵심 전력의 이탈이 뒤따르고 있다. 앞서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던 한동희가 국군체육부대(상무)로 떠났다. 한동희는 김태형 감독의 이번 계약 마지막 시즌(2026년)에만 함께 뛸 수 있다. 최준용 역시 일단 첫 해는 더이상 함께 하지 못하게 됐다.
여기에 올해 급성장하며 선발 한자리를 꿰찬 김진욱도 이미 국군체육부대에 최종 합격한 상황. 올시즌 후 입대를 앞두고 있다. 올해 11월 조세진 한태양 등 복귀하는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군복무를 수행하기 위해 떠나는 선수도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윈나우'를 위해 실낱같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나 2028 LA 올림픽 메달 가능성만 믿고 선수들을 마냥 놔둘 순 없다는 게 요즘 구단들의 고민이다. 병역 특례는 행운의 영역으로 두고, 당장 여의치않으면 가급적 빠르게 군대부터 해결하는 분위기.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사령탑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