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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한 번도 IL 간적 없는데' 김하성, 강철 하드웨어에 경고등 켜졌다...FA 계약 앞두고 중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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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은 튼튼한 '하드웨어'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허슬 플레이를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부상을 당하는 일이 거의 없다.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2021년 이후 지금까지 그는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적이 없다.

현재 샌디에이고 26인 로스터 가운데 지난 4년간 메이저리그 주전으로 뛰면서 IL 경력이 없는 선수는 투타를 통틀어 김하성 밖에 없다. 코로나 펜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에도 김하성은 IL에 오르지 않았다. 하루 이틀 휴식을 요하는 잔부상 때문에 결장한 적은 있어도 공식적인 부상자 리스트인 IL 신세는 지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튼튼했던 김하성이 최근 오른팔 윗부분, 즉 삼두근 통증으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는 결장했고, 8일 피츠버그전서는 6회초 대주자로 출전했다. 경기 전 훈련을 소화하고 경기에도 나섰으니, 부상이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다행이다.

그러나 김하성은 기계가 아니다. 보통 사람들처럼 일을 많이 하면 탈이 오기 마련이다. 올시즌 김하성은 앞서 두 차례 결장한 적이 있는데, 뚜렷한 부상명이 있던 게 아니라 휴식 차원이었다. 따라서 이번에 삼두근 통증이 발생했다는 건 그가 부상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경고음'이 울린 것이나 다름없다.

올해 체력 소모가 가장 큰 포지션인 유격수로 복귀한 김하성의 수비 이닝은 가히 살인적이다.

김하성은 지난달 31일 LA 다저스전부터 지난 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5경기에서 16타수 무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타율이 0.232에서 0.223까지 하락했다. 그 이유를 체력적인 '지침'으로 봐도 무방하다. 김하성은 전날까지 유격수로 111경기에서 967⅔이닝을 수비했다. 양 리그 전체 선수들 중 수비이닝 부문 10위에 올라 있다.

김하성은 2022년 유격수와 3루수로 1263⅓이닝, 작년에는 2루수를 기본으로 3루수, 유격수를 고루 맡아 1263⅓이닝을 수비했다. 2년 연속 똑같은 양의 이닝을 수비했다. 그런데 올시즌에는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1363이닝을 수비하게 된다.

이번 팔 근육 부상이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는 알 수 없으나, CBS스포츠는 '구단은 매일 상황을 지켜보면서 출전 여부를 결정하는 데이 투 데이(day-to-day) 리스트 등재를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샌디에이고가 신중하게 관찰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하성의 몸에 이상이 온 만큼 남은 2개월여 동안 체력 관리, 부상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 김하성은 올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구단들과의 협상 테이블에 '지난 4년 동안 IL 경력이 없다'는 증서를 내밀면 같은 '성적표'라도 몸값 수준이 달라진다.

뉴욕 양키스 게릿 콜이 2019년 12월 당시 투수 역대 최고액인 9년 3억2500만달러에 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직전 3년 동안 한 번도 아프지 않고 풀타임 로테이션을 채우며 200이닝 이상을 던졌기 때문이다. 투수의 계약기간 9년은 1977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웨인 갈랜드의 10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김하성의 타격 성적은 작년만 못하기 때문에 시즌 전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몸값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디 애슬레틱 통계전문 데니스 린 기자는 올초 김하성의 예상 계약규모를 7년 1억3000만~1억5000만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근거는 '2023년 골드글러브 내야수가 타격에서도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건강하다'는 점이었다. 건강하지 않다는 인상을 심어주면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