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추창민 감독(58)이 "고(故) 이선균, 우리가 얼마나 좋은 배우를 잃게 됐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추창민 감독이 8일 오전 정치 휴먼 영화 '행복의 나라'(파파스필름·오스카10스튜디오 제작) 인터뷰에서 정당한 재판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 하는 변호사 정인후 역의 조정석,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는 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 역의 고(故) 이선균, 밀실에서 재판을 도청하며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거대 권력의 중심 합수부장 전상두 역의 유재명 등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추창민 감독은 특히 이선균에 대해 "'행복의 나라'는 이선균이 먼저 이 역할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가 이 영화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를 내게 말해줬는데 '조정석과 연기해보고 싶다' '조정석이 어떻게 연기하는지 상대해 보고 싶다'라고 하더라. 배우로서 호기심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을 만났을 때도 그 감독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 작품을 선택한 것처럼 이선균은 우리 영화에서 상대 배우에 대한 호기심이 강했다. 실제로 조정석이 연기할 때 나와 같이 끝까지 모니터를 보면서 '진짜 잘한다'며 감탄했다. 나는 이선균이 해준다면 너무 감사한 일이었다. 실제로 박흥주 대령의 모습과 영화 속 모습이 너무 닮았더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관객이 이선균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를 것이다. 그건 관객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너무 그 배우를 사랑하지만 그 배우가 안타까워 영화를 안 보려 하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우리가 얼마나 좋은 배우를 잃게 됐는지는 느낄 수 있다. 언젠가 이 영화를 보게 될 때 이선균이라는 배우가 정말 좋은 배우였다는 걸 느끼지 않을까"고 곱씹었다.
그는 "이선균은 굉장히 뜨거운 배우다. 소년 같은 배우라고 생각하고 직설적인 배우라고 느꼈다. 소위 말해 버럭도 잘하지만 우리 영화에서는 이선균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더라. 박흥주는 내면은 정말 뜨겁지만 노출되지 않는다. 말도 굉장히 정제되어 있다. 그래서 이선균이 딱이었고 영화를 보면 이선균이 200% 이상 소화했다고 본다"고 마음을 전했다.
'행복의 나라'는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정보부장 수행 비서관과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979년 발생한 10.26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사건에 연루된 박흥주 육군 대령과 그를 변호한 태윤기 변호사의 실화를 영화화했다. 조정석, 이선균, 유재명 등이 출연했고 '광해, 왕이 된 남자' '7년의 밤'의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