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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대표선발전서 아우와 한판?…무르익는 '태권 형제' 박태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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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첫 올림픽서 금메달 수확…동생과 세계선수권 58·54㎏급 동반 金 꿈꿔

(파리=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금메달리스트 박태준(20·경희대)에게는 세 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다.
박민규다. 그도 형이 졸업한 한성고에 다닌다.
박태준은 자신이 존경하는 '태권스타' 이대훈 대전시청 코치의 모교 한성고에 입학했고, 박민규가 그 길을 따랐다.
박민규도 유망한 태권도 선수다. 올해 2월 그도 박태준처럼 고교생 신분으로 태극마크를 달 뻔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나설 국가대표를 뽑는 선발전이 2월 태백에서 열렸다. 박민규는 비올림픽 체급인 남자 54㎏급 결승까지 올랐으나 양희찬(한국가스공사)에게 라운드 점수 1-2로 패했다.
올림픽을 앞둔 박태준이 지난 6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할 때 박민규가 '파트너 선수'로 나섰다. 겨루기 훈련을 돕는 일종의 스파링 선수다.
형의 올림픽 여정을 보조하면서 박민규도 꿈을 키웠다.
박민규는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형이 그 체급에서 가장 잘한다고 생각한다. 양발잡이라는 큰 장점도 있고, 체력과 기술도 모두 좋다"며 "형이라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선수로서 그렇게 보인다"고 말했다.

5세 때부터 형이 태권도장에서 운동하는 게 재미있어 보여 태권도를 접해보게 됐다는 박민규는 본격적인 선수 생활은 오히려 박태준보다 빨리 시작했다고 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꿈 말고도 박태준이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바로 동생과 함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출전해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박태준은 지난 6월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동생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고 했다.
박태준은 "가장 빠른 길은 내년 중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같이 국가대표가 되는 건데, 그러면 정말 좋을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나도 정말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은) 남자 54㎏급, 난 58㎏급에서 함께 금메달을 따는 게 구체적인 목표고 간절한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박민규와 어릴 때부터 많이 싸웠다는 박태준은 자신보다는 동생의 운동신경이 더 좋다고 평가했다.
형의 성장세는 박민규에게 큰 자극이 된다.
박민규도 올림픽 무대에 서고픈 꿈이 생겼다고 한다.
올림픽에는 54㎏급이 없다. 박민규가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박태준이 활약하는 58㎏급에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올림픽 규정상 태권도는 체급별 국가당 1명만 출전권을 받는다.
박민규가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면 박태준과 '형제 대결'을 이겨내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셈이다.
박민규는 "장난으로 우리가 올림픽 선발전에서 만나면 어떻게 하냐고 (형이랑) 이야기하기도 한다"며 "그렇게 하려면 계속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속으로는 박태준의 실력이 월등하다고 인정하는 박민규지만 형과 이야기할 때는 서로 잘한다고 다툰다고 한다.
박민규는 "그래도 내 나이일 때도 형이 더 잘했던 선수라고 봐야 할 것 같다. 형이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했다.
두 형제는 태권도복을 입고 2019년 대한태권도협회가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 출연한 적 있다.
당시 박민규는 좌우명을 적으라는 요청에 "태권도를 져도 행복하자. 행복하고 감사하자"고 밝혔다.
이를 바라보던 박태준은 "나는 그냥 네가 말을 잘 듣기만 하면 그게 제일 고마운 것 같다"고 말했다.
pual0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