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최진혁(38)이 운명과도 같은 작품을 만났다. JTBC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서 까칠한 완벽주의 검사 계지웅으로 변신한 그는 자상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었다.
지난 4일 종영한 '낮과 밤이 다른 그녀'(극본 박지하, 연출 이형민 최선민, 이하 '낮밤녀')는 어느 날 갑자기 노년 타임에 갇혀버린 취준생과 낮과 밤 올 타임 그녀에게 휘말린 능력캐 검사의 기상천외한 인턴쉽과 앙큼달콤 로맨틱 코미디를 그린 작품이다. 첫 방송 이후 남녀노소 모두의 취향을 저격하며 높은 화제성과 글로벌 수치를 기록,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최진혁은 "배우들과 열심히 연기해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낮밤녀'에 대해 "로맨틱 코미디이고, 밝은 장르여서 젊은 여성 시청자들이 좋아해 주시더라. 어떤 분들은 밍밍하다고 생각하실 순 있는데, 저희는 웃으면서 재밌게 봤다. 배우들 간의 케미가 좋았고, 곳곳에 숨어있는 코미디 신들이 평범하지 않다고 느껴졌기 때문에 여러 가지 맛을 볼 수 있는 '뷔페' 같았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더 뜨거웠던 작품의 인기에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고. 최진혁은 "저희 팀 단체 채팅방에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공유했다. 심지어 좋은 기사가 올라오면 'OOO 기자님 좋은 글 써주셨네'하면서 실명을 언급하기도 했다(웃음). 최근 '낮밤녀'가 넷플릭스 1위에 올랐을 땐 감독님께서 엄청 기뻐하셨다.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도 많이 시청한다는 건, 그만큼 저희 드라마가 사랑받고 있다는 좋은 신호가 아니겠나. 정은 누나도 자기 시청률에 예민하다면서 꼭 성공해야 한다고 하더라(웃음). 시청률을 성적표라고 말하기엔 조금 그렇지만, 배우들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작품이 대박 나길 바랐다. 감독님도 배우들이 '낮밤녀'로 인해서 더 좋은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최진혁은 '낮밤녀'를 통해 또 한 번 인생캐를 경신했다. 낮에는 임순(이정은), 밤에는 이미진(정은지)과 얽히게 되는 서한 지청의 마약 수사 검사 계지웅으로 분해 탁월한 완급조절 연기를 선보였다. 이에 그는 "그동안 나이에 비해 무거운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보니, 몸에 베인 것 같다. 저는 MBTI도 ESFP고, 장난기도 많은 사람이다. 원래 이렇게 딱딱한 사람이 아닌데, 이번 기회에 시청자들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너무 허물 없어진 게 아닌가' 싶어서 연기의 적정선이 무엇인지 찾으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정은지와는 달달한 로맨스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 대리 설렘을 안기기도 했다. 최진혁은 정은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성격이 굉장히 털털하다. (정은지의) MBTI가 I(내향형)인데도, 금방 친해졌다. 촬영장에서 형제처럼 친해져서 나중에는 걱정되더라. 연인처럼 설레는 포인트가 있어야 하는데, 서로 너무 편해져서 몰입에 방해될까 봐 일부러 현장에서 말도 적게 했다"고 호흡을 맞춘 과정을 떠올렸다.
선배 이정은을 향한 감사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최진혁은 '낮밤녀' 촬영 이후 이정은과 한솥밥을 먹게 돼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에 그는 "촬영하면서 정은 누나한테 의지를 많이 했다. 후배들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까지 잘 챙겨주시니까, '정신적 지주' 같은 느낌이 있었다"며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누나한테 개인적인 고민을 많이 털어놨는데, 감사하게도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또 정은 누나가 소속사 대표님과 13년 동안 함께 일을 하셨다고 하더라. 이렇게 서로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었던 건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누나와 (소속사) 한 식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최진혁은 "전작 '넘버스 : 빌딩숲의 감시자들' 촬영 끝나고 체감상 텀이 길었던 것 같은데, 거의 바로 '낮밤녀' 촬영에 들어갔다. 다른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배들이 많이 계셨던 현장인데, 연기적으로 부족한 걸 깨달았고, 더 겸손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 차기작은 확실하게 정해져 있는 건 아니고, 아직 논의 중인 단계다. 천천히 검토하면서 팬들과 만나는 날을 기다릴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