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또 다시 뭇매를 맞은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을 향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월 26일 키움전에서 5이닝 2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던 네일은 1일 두산전에서 6이닝 비자책으로 고개를 숙인데 이어, 7일 KT전에선 올 시즌 최소인 3⅔이닝에 12안타 1홈런으로 8실점(2자책)으로 또 패전 투수가 됐다.
3연패 모두 불운을 탓할 만했다. 키움전과 KT전 모두 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돼 투구 수가 늘어나면서 조기 강판했고, 패전 멍에를 썼다. QS(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친 두산전엔 빈공까지 더해졌다.
6월부터 등판한 12경기에서 네일은 단 3승(4패)에 그쳤다. 이 기간 4번의 QS 투구를 했으나 단 2승에 그쳤다.
다만 네일의 투구를 불운 만으로 탓하긴 어려운 면도 있다.
5월까지 11경기에서 6승(1패)을 거둔 네일의 평균자책점은 1.64로 KBO리그 1위였다. 그런데 6월 이후 12경기 평균자책점은 4.01에 달한다. 시즌 전체로 보면 여전히 2점대 후반이지만, 초반과 편차가 너무 크다.
네일이 6월 이후 흔들리자 현장을 중심으로 '투구 버릇'에 대한 지적이 조금씩 나왔다. 네일을 철저하게 분석해 온 상대팀들이 투구 준비 동작에서의 미세한 움직임 변화를 간파하고 공략 포인트로 삼으면서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는 것.
KIA도 재빨리 대응책을 마련했다. 전력분석팀이 중심이 돼 네일의 투구 특징을 파악하고 투구 레퍼토리 역시 변화를 줄 수 있게 도왔다. 네일은 투구 폼에 일정 부분 변화를 줬고, 지난달부터 도입된 피치컴도 곧바로 활용했다. 이를 통해 지난달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1실점 QS 투구로 시즌 9승째를 수확했다. 그러나 이후 3연패 수렁에 빠져 있다.
일각에선 체력적 문제도 지적된다. 네일이 그동안 휴식 없이 줄곧 로테이션을 소화한 게 최근 부진의 원인이 아니냐는 것. 4월 중순 이후 이의리 윤영철이 잇달아 이탈하며 선발진 구멍이 커진 KIA는 대체 선발을 활용하며 불펜 부담이 커졌고,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해준 게 네일이었다. 7월 들어 대체 선발이 정착하면서 한숨을 돌린 뒤 네일의 휴식도 조금씩 거론돼 왔다. 하지만 네일 스스로 선발 로테이션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컸고, 현재에 이르렀다.
KIA는 최근 부상한 윌 크로우, 그의 대체 선수인 캠 알드레드와 결별하고 빅리그 경력을 갖춘 에릭 라우어와 계약했다.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최근까지 트리플A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았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라우어가 제 기량을 보여준다면 네일에 대한 의존도를 어느 정도 떨어뜨릴 수 있다. 네일에게도 휴식과 재정비를 통해 최근 연패 흐름을 끊고 반등 계기를 마련할 기회가 열릴 수 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