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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타저' 거부하는 한신 4번 타자, 5경기 13안타 4홈런-8경기 멀티히트, 2군 강등 수모 씻고 이치로 소환[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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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하다.

한신 타이거즈 내야수 사토 데루아키(25)는 요즘 일본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투수들이 득세하는 역대급 '투고타저' 시즌이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이어진 후반기 들어 맹타를 휘두른다. 시즌 초 빈타에 허덕이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그는 지난 5월 극심한 타격 부진과 결정적인 수비 실책이 겹쳐 1군 등록이 말소되는 수모를 당했다. 2군에서 재정비를 하고 복귀해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나아가 오야마 유스케를 밀어내고 최강 4번 타자로 돌아왔다.

요즘 경기가 끝날 때마다 전설들을 소환한다.

6일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원정경기. 4번-3루수로 나서 3안타를 쏟아냈다.

첫 타석부터 터졌다. 1회 2사 1,3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때려 선취점을 올렸다. 야쿠르트 우완 선발투수 미겔 야후레가 던진 몸쪽 낮은 코스 체인지업을 받아쳤다.

1-1로 맞선 3회 두 번째 타석. 2사 3루에서 시즌 9호 2점 홈런을 때렸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흐르는 직구를 끌어당겨 오른쪽 관중석으로 날렸다.

이 한방으로 줄줄이 기록이 따라왔다. 먼저 프로 4년차에 첫 3경기 연속 홈런이다. 또 구단 타이기록인 11경기 연속 득점을 올리고, 8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신고했다.

사토에 앞서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로 꼽히는 랜디 바스가 1986년, 한신 감독을 역인한 '레전드'인 가네모토 도모아키가 2003년 11경기 연속 득점을 했다.

8경기 연속 멀티히트는 센트럴리그 역대 4위 기록이다. 2경기를 더하면 최다 기록이다. 퍼시픽리그에선 1999년 스즈키 이치로가 오릭스 블루웨이브 소속으로 8경기 연속으로 2안타 이상을 올렸다.

사토는 경기 후 홈런 상황을 돌아보며 "치는 순간 느낌이 좋았다. 확실히 내 스윙을 했다"고 했다.

8월 들어 5경기에서 4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 1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 8회 1점 홈런으로 8월을 활짝 열었다. 3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전 1회 1점 홈런을 치고, 4일 요코하마전 5회 3점 홈런을 추가했다.

사토는 5회 1사 후 중전안타를 날렸다. 지난 4일 요코하마전에 이어 2경기 연속 3안타를 때렸다. 2경기 연속 3안타를 처음이다.

8월에 열린 5경기에서 21타수 13안타, 타율 6할1푼9리-4홈런-9타점. 지난 5월 14일 2군으로 내려갈 때 타율이 2할9리였다. 어느새 2할8푼2리까지 올라왔다. 팀 내 타격 1위이자, 센트럴리그 8위다.

이날 한신은 4-4 동점이던 9회말, 무라카미 무네타카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다. 아쉬움을 삼키며 돌아섰지만, 새로운 4번 타자 사토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긴키대를 졸업하고 2021년 1지명 입단. 프로 첫해부터 남달랐다. 시범경기에서 6홈런을 치고 홈런왕에 올랐다. 무려 63년 만에 신인 선수가 시범경기에서 홈런 1위를 했다.

그는 1군에서 시즌을 시작해 24홈런을 때렸다. 2022년 20개, 2023년 24개를 넘겼다. 좌타자가 데뷔 시즌부터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한 건 사토가 처음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