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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첫 메달 13년 도전한 전지희 "이제 시작…앞만 보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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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올림픽서 여자탁구 단체전 준결승 진출…"멋지게 마무리하고파"

(파리=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돌아보면 아프기만 하죠. 앞만 보고 가렵니다."
첫 올림픽 메달까지 1승만 남겨둔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 출신의 전지희는 2008년 한국으로 와 2011년 국적을 얻은 귀화 선수다.
국내 여자 탁구 최강자로 올라선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부터 이번 2024 파리 대회까지 올림픽 무대에 3번 연속으로 올랐다.
하지만 도쿄 대회까지 전지희는 한 번도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그가 '에이스' 역할을 하는 여자 대표팀이 올림픽 무대에서 실패할 때마다 '귀화 선수 무용론'이 제기됐다.
올림픽 메달을 바라보며 한국에 온 전지희에게 쓰디쓴 결과였다.
2021년 도쿄 대회를 앞두고 국가대표팀에 들어온 신유빈(대한항공)은 전지희에게 '귀인'이다.

자신만큼이나 국제경쟁력을 갖춘 신유빈 덕에 대표팀에서 전지희의 부담은 크게 줄었다.
냉정하고 날카로운 성격이던 그가 '많이 유해졌다'는 얘기가 들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둘은 '환상의 복식조'를 구성해 2023년 더반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은메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제 전지희는 그토록 바라던 올림픽 메달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신유빈, 그리고 같은 중국계 귀화 후배인 이은혜(대한항공)와 6일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단체전 8강전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승리를 합작했다.
경기 뒤 '지난 13년을 돌아보면 무슨 생각이 드느냐'는 질문에 전지희는 "안 돌아보겠다"고 답했다.
그는 "돌아보면 아무 쓸모도 없고, 그냥 앞으로 어떻게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메달 도전은) 이제 시작"이라면서 "돌아보면 아픈 게 많다. 앞을 보면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지희는 신유빈과 함께 탁구를 하면서, 올림픽 메달을 바라는 이유가 하나 늘었다.
메달을 따낸다면, 신유빈을 비롯한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올림픽 도전에 나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전지희는 "유빈이가 여러 국제대회에서 랭킹을 끌어올린 덕에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도 좋은 시드를 받을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옆에 있던 신유빈은 전지희를 바라보며 생긋 웃었다.
'맏언니'이자 리더로서 전지희의 장점이 무엇인지 두 후배에게 물었다.
신유빈은 "언니의 실력"이라고, 이은혜는 "책임감"이라고 답했다.
이은혜는 전지희가 "되게 마음이 따뜻하고, 자기 시합이 있는데도 우리를 신경 많이 써 주는 되게 좋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준결승 상대는 '최강' 중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전지희는 파리가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라고 생각한다.
그는 "이제 정말 마지막이다. 후회 없이,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ah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