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정은지(31)가 "쭈글쭈글한 모습이 미진이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정은지가 지난 6일 오전 JTBC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박지하 극본, 이형민·최선민 연출) 인터뷰에서 계속된 취업 낙방에도 굴하지 않는 '생존력 갑' 취준생 이미진을 연기한 과정을 털어놨다.
정은지는 "청춘의 모습을 봤다고 평가해 줘서 기뻤다. 나를 보며 웃을 수 있다고 하는 말이 좋았다. 항상 감독과 미팅하고 나면 딱 미진, 성시원이라고 이야기를 해주더라. 그래서 청춘 연기를 계속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MBTI 검사를 통해 확신의 T 성향을 입증한 정은지는 "이상하게 작품 속 캐릭터는 F 성향을 자주 연기하는 것 같다. 미진이도 ENFP 같은 성향이더라. 간접적으로 F의 삶을 경험하고 있다. 다만 '술꾼도시여자들' 당시 강지구는 극단적인 T 성향이라 솔직하게 지구를 연기할 때 정말 편했다. 나는 아무래도 세상 만물에 공감하고 사랑을 주는 캐릭터는 아닌 것 같다. 그런 부분이 미진이와 다른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취준생 미진의 서사를 두고 "공감이 어렵기는 했었다. 미진이의 성격도 공감이 잘 안됐다.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인데 정은지와는 결이 완전 맞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 미진과 내 삶의 방식이 속도가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서 계속 대본을 보며 나 혼자 미진의 삶을 이해 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미진이는 왜 그럴까?'라며 매 대본, 매 회차마다 생각했다. 처음에는 너무 이해가 안 돼 주변에도 많이 물어봤다. 그러다 지인 중 딱 한 마디로 정리해 주더라. 이런 사람도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봤을 때는 답답해 보이겠지만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도 미진이처럼 용기를 갖기까지 참 어려워한다. 끝까지 용기를 못 낼 때도 많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런 마음으로 이야기를 해주니까 공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다른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정은지는 "매사에 안 빼고 열심히 하는 미진이의 성격은 실제 나와 비슷하다. 미진이와 비슷한 부분이 많이 없지만 그럼에도 끝내 용기를 내는 모습과 이것저것 다부지게 하고 싶은 모습은 나와 비슷하다. 무엇보다 쭈글쭈글함이 닮았다. 지인들에게 쭈글쭈글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걸 극대화한 게 미진이다. 매니저 언니도 나를 보면서 '참 쭈글쭈글해'라고 하더라. 구시렁구시렁하는 그런 모습을 두고 쭈글쭈글하다고 하는 것 같다"고 웃었다.
코믹 연기에 대해서도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낸 정은지는 "계속 몸을 쓰는 연기가 많아서 작품 초반에 몰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물론 '낮과 밤이 다른 그녀'도 첫 장면에서 코미디가 나오는데 연기를 하면서도 이게 웃길까 싶었다. 내 몸동작이 웃음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해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함께 한 배우와 제작진에 '진짜 웃겼나' 많이 물어보기도 했다. 방송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코미디 연기에 대한 반응이 좋더라.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콜라보한 작품에 대한 기대도 있더라. 조정석 선배와 내가 남매 연기 해줬으면 좋겠고 아빠는 성동일, 엄마는 라미란이라는 조합을 원한다는 글을 봤다. 특히 성동일 선배와 같이 연기하면 코미디가 안 늘 수 없다. 현장에서 워낙 웃긴 에피소드가 많다. 사람들이 골 때리는 가족영화가 될 것 같다고 하더라. 웃을 수 있는 작품들을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다. 나도 '술꾼도시여자들' 시리즈 이후 수치심을 잃었다. 개집에서 잠도 잤고 망가지는 게 워낙 많아서 용기가 생겼다. 웃기는 걸 좀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노년 타임에 갇혀버린 취준생과 낮과 밤 올 타임 그녀에게 휘말린 능력캐 검사의 기상천외한 인턴쉽과 앙큼달콤 로맨틱 코미디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4일 수도권 12.1%, 전국 11.7%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