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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 올림픽 메달 할아버지 묘소에 바친다[인천공항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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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빛나는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건 한국 여자 유도의 신성 허미미(경북체육회)가 귀국 하자마자 할아버지 묘소를 찾는다.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했던 유도 국가대표팀은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유도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은 없었지만, 개인전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 단체전 동메달이라는 의미있는 결과를 수확한 후 돌아왔다. 이날 인천 공항에는 유도 대표팀의 성적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취재진과 가족들, 지인들 그리고 팬들이 몰렸다.

유도 여자 57kg급 은메달리스트로 금의환향한 허미미도 밝게 웃으며 동료들과 함께 입국했다. 허미미는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와 승부를 펼쳤으나 지도 3장으로 반칙패를 당하면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하지만 다음 올림픽에 대한 확실한 희망을 확인했다. 또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단체전 동메달 수확이라는 소중한 결과도 함께 품에 안았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허미미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뛰었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유언을 따라 2021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일본에서도 유도 유망주였던 허미미는 현재 일본의 명문대인 와세다대 스포츠과학부에 재학 중으로, 한국 유도 국가대표와 학생으로서의 학업까지 병행하는 슈퍼 우먼이다.

귀화 후 경북체육회에 입단하는 과정에서 허미미는 자신이 독립운동가 허석의 5대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허석 선생은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렀고,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던 독립운동가다.

파리올림픽을 앞둔 지난 5월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던 허미미는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당당한 은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입국 후 허미미는 "아쉬운 은메달이었다. 그래도 결승전에 올랐을때도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정말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아쉽게 못했다. 그리도 올림픽에서 경기를 뛰는 것도 너무 행복하고, 이렇게 예쁜 메달을 얻게 돼서 행복해서 웃음이 나온다"며 밝게 웃었다. 귀화 당시에도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했던 허미미는 이제 한국어 인터뷰도 무리 없이 진행할 정도로 빠르게 적응을 마쳤다.

허미미는 귀국 하자마자 허석 선생의 묘를 찾을 예정이다. 6일 경북 군위에 위치한 허석 선생의 묘소에 올림픽 은메달을 바치기로 했다.

허미미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꼭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가게 됐다"며 미소지었다.

한국 귀화를 후회한 적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당연하죠. 전혀 후회하지 않고 저는 정말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고 당차게 답했다. 그러면서 허미미는 "앞으로 사람들이 유도를 보고 유도가 재미있다고 느끼셨으면 좋겠다. 유도 인기가 많아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유도를 응원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공항=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